보해저축銀 피고인 12명 공판…“혐의 부인”

보해저축銀 피고인 12명 공판…“혐의 부인”

입력 2011-06-23 00:00
업데이트 2011-06-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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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준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는 사람은 없다”

보해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기소된 피고인들이 법정에 모였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태업 부장판사)는 23일 보해저축은행 오문철 대표 등 12명에 대한 심리 공판을 열었다.

법정에는 오 대표를 비롯해 전ㆍ현 금융감독원 직원 3명, 전ㆍ현 함양군수, 검찰 수사관, 금감원 인사에 개입한 전직 국회의원 아들, 대출 차주와 뇌물공여자 4명 등이 피고인석을 채웠다.

5천만원 이상 예금자들과 함양군 관계자들도 방청석을 가득 메웠으며 최근 개업한 광주 고ㆍ지법 원장,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총출동했다.

이날 공판은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과 함께 변호인, 피고인의 모두 진술 등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 공판은 7월 4일 열리며 재판부는 증거조사, 증인채택 등 상황에 따라 사건별로 분리해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피고인들 ‘일단 사죄’ =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상당수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사건에 연루된 사실에 유감을 표하며 혐의는 부인해 앞으로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오 대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의 주범이 돼 죄송하다. 발생한 피해는 최대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또는 모두 부인했다.

금감원 간부 정모씨도 “이런 일이 생기게끔 오 대표에게 (그랜저 차량 구입을)부탁한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죄했지만 소개를 받았을 뿐 구입비 명목으로 현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오 대표에게 돈을 받고 수사정보를 흘린 혐의로 기소된 검찰 수사관은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변호사 진술 뒤 자리에서 일어나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부분 혐의 부인 = 뇌물죄와 관련, 공여자들은 대부분 “줬다”고 인정했지만, 수수자들은 “돈을 요구한 적 없다”거나 “받은 적 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했다.

천사령 전 함양군수는 “40년간 공직생활 특히 30년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감찰 한 번 받은 적 없다. ‘외롭게 산다’는 원칙으로 살아왔다”며 공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철우 함양군수도 “선거법 사건으로 재판을 받다가 유명 변호사를 소개한다기에 업자를 만난 적은 있다”며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공개 장소에서 어떻게 돈을 받겠느냐”고 항변했다.

돈을 준 것으로 지목된 업자는 이에 작심한듯 “검찰이 압수수색한 내용물을 살펴보니 1년 10개월간 지지부진하던 행정절차가 돈을 주고 나서 급격히 진행됐다”며 “돈을 준 데 대해서는 달게 벌 받겠지만 모든 자치단체가 권위적 자세로 사업주에게 ‘요구’를 하면 사업자로서는 거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보해저축은행 5천만원 초과 예금자 비상대책위원회 서상훈 위원장은 “재판을 지켜보니 죄가 없는 선한 사람들만 모인 것 같았다”고 비난한 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유무죄가 명백히 가려져 죄인들은 죗값을 치르게 하고 범죄수익금에 대한 환수조치로 예금자들의 피해회복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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