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앞두고 4대강 공사현장 불안하다

장마철 앞두고 4대강 공사현장 불안하다

입력 2011-05-19 00:00
업데이트 2011-05-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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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을 앞두고 대구ㆍ경북권 낙동강에서 물막이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북권 낙동강에서 물막이가 붕괴된 사고는 벌써 3건이 발생했다.

지난 8일 구미 해평면 구미광역취수장 앞 임시 물막이가 붕괴된 데에 이어 지난 12일께 구미 비산동 비산취수장 인근에 설치된 임시 물막이도 무너졌다.

구미광역취수장의 임시 물막이 붕괴는 구미와 김천, 칠곡 일대에 5일간 단수 사태를 불러왔을 정도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비슷한 시기에 상주 병성동 상주보 아래 임시 물막이도 쓸려 내려갔고 이곳에 있던 공사 차량이 준설토를 나를 때 이용하던 임시 교량도 붕괴됐다.

구미광역취수장이나 구미비산취수장은 낙동강에서 물을 끌어들여 인근지역에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그러나 4대강 정비사업으로 강바닥이 준설되면서 수위가 낮아지자 수자원공사나 경북도는 물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고자 물막이를 만들었다.

구미광역취수장과 구미비산취수장의 임시 물막이 모두 올해 7월께 낙동강 하류 칠곡보가 건설될 때까지만 사용된다.

칠곡보가 건설되면 수위가 높아져 물막이가 필요없다는 것이 경북도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수자원공사나 경북도는 물막이를 만들면서 수압이나 유속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채 시트파일을 강바닥에 박고서 흙이나 모래를 쌓아 그야말로 ‘임시’ 물막이를 만드는 데에 그쳤다.

수자원공사만 해도 애초 구미광역취수장 임시 물막이를 설계하면서 돌망태를 사용하도록 했지만 일부 구간에만 돌망태를 사용했을 뿐 대부분 구간에 흙이나 모래를 쌓았다.

결국 허술한 물막이는 거센 물살을 이겨내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고, 단수 사태를 몰고왔다.

구미비산취수장이나 상주 병성동의 물막이 역시 시트파일을 박고 흙, 모래를 쌓은 임시 물막이에 불과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100㎜ 안팎의 비가 내리면서 물살에 쓸려 갔다.

당시 구미엔 92.3㎜, 상주엔 126㎜의 비가 왔다.

봄철치고는 비교적 많은 양이긴 하지만 장마철 집중 호우나 태풍 때에도 이 정도의 비가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공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낙동강 일대 물막이 붕괴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강바닥이 준설되면서 유속이 빨라진 데에다 사용기간이 한시적이라는 점때문에 시공이 부실해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나 토목 전문가는 앞으로 장마 기간에 또 임시 물막이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취수장 물막이는 곧바로 수돗물 공급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구미나 김천, 칠곡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민 박철우(39)씨는 “가만히 잘 있던 물막이가 무너지질 않나, 비만 내리면 곳곳에서 물막이가 붕괴되질 않나 곧 있으면 장마철인데 참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최근 낙동강 사업구간에서 잇따르는 가물막이 붕괴 사고 등은 과도한 준설에 따른 유속의 변화 때문”이라며 “4대강 사업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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