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십자가사건 타살ㆍ3자 개입 증거 없어

문경 십자가사건 타살ㆍ3자 개입 증거 없어

입력 2011-05-05 00:00
업데이트 2011-05-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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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살에 무게”..의문점은 여전

지난 1일 경북 문경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타살이나 제3자 개입 증거가 없다며 자살 쪽에 무게를 두고 김씨의 행적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로 보기엔 수법이 엽기적이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자살 협조자가 있다거나 살해됐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씨의 딸 “실행계획 등 부친 필체” = 경찰은 숨진 김씨가 지난달 중순께 경남 김해의 한 제재소에서 목재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아직 톱이나 드릴 등 공구를 구입한 곳이 어디인지는 확인하지 못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현재는 제3자 개입 증거가 없고 특별한 타살 증거나 혐의가 없다고 밝혀 자살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십자가 제작법이나 규격, 실행계획 등을 적어 놓은 A4용지 3장도 김씨의 딸로부터 김씨 필체가 맞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필적 감정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놓았다.

김씨가 평소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하며 기독교에 깊이 빠져 있었다는 택시기사 동료나 지인의 진술도 확보됐다.

2년 전쯤 문경에 찾아온 김씨와 만난 전직 목사 A씨는 “김씨는 당시 얘기를 나누던 중 ‘신체는 달라도 삶이 그리스도의 정신이라면 내가 예수가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십자가를 만드는 데에 사용된 톱이나 드릴, 칼 등 각종 공구도 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점도 김씨의 자살을 뒷받침한다.

4월 초에 혼자 살던 집을 정리했고 숨진 시기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지 3일 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한 부활절과 비슷한 점으로 미뤄 경찰은 일단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특별한 타살 혐의나 제3자 개입 증거가 없다는 점이 자살로 보는 유력한 이유다.

일각에선 손바닥을 관통한 못 끝에 살점이 붙어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으나 경찰은 못이 녹슬어 피부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의 행적을 조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통화내역이나 금융거래내역, 도구 구입처 등을 조사하고 있고 도구 등에 남은 지문이나 DNA 분석을 의뢰했다.

문경경찰서 김용태 수사과장은 “일각에서 최초 발견자에게 의심을 품고 있지만 그 분은 발견자이고 신고자이며 수사협조자로 혐의점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며 “목재 구입처는 확인했지만 톱 등의 도구 구입처는 확인하지 못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남은 의문점들 = 경찰은 김씨의 사망 원인이 십자가에 묶인 끈에 목이 졸린 점과 흉기에 찔린 것이 복합적이라고 밝혔다.

발견된 실행계획서에 따르면 김씨는 스스로 양 발에 못을 박고 손에 구멍을 냈으며, 흉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맸다.

수법이 엽기적이어서 어떻게 혼자서 고통을 참고 실행에 옮겼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도 한쪽 손에 구멍을 내고 그 손으로 나머지 손에 구멍을 내는 일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개신교인은 종교적 믿음이 그런 행위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왜 그런 고통을 참고서 자살했는지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또 4월 초에 새 4륜구동차를 구입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사건 현장은 일반 승용차로 접근할 수 없고 4륜구동차로 간신히 갈 수 있어 구입 필요성은 있었다지만 굳이 왜 새차를 샀는지는 의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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