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3일에 1명꼴” ‘자살예방委’ 만든다

“청소년 3일에 1명꼴” ‘자살예방委’ 만든다

입력 2011-04-11 00:00
업데이트 2011-04-1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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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시·도교육청 설치지침… 1만여 교사 연수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초·중·고생이 8년째 해마다 100명을 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이 늘어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살 대책으로 전국 초·중·고교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자 4명 중 1명은 자살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예방책 마련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관리위원회가 겉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7일 전남 목포에서는 고교 2학년인 17살 임모군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다행이 인근 주민들 신고로 목숨은 건졌지만 온 몸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임군은 성적도 좋은 데다 부모 속을 썪이지 않아 ‘엄친아’라는 말을 듣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임군은 부모의 기대에 비해 자신이 미치지 못하는 점을 부담스러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이 146명이나 된다. 2003년 100명이던 자살 청소년이 2004년에는 101명, 2005년에는 135명으로 늘었다가 2006년 108명, 2007 142명, 2008년 137명을 거쳐 2009년에는 202명으로 급증했다. 다행히 급증세는 지난해에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8년째 매년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자살한 학생은 고교생이 많았다. 2009년의 경우 자살 청소년 202명 중 고교생이 140명(6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학생(56명·28%), 초등학생(6명·3%) 등이었다.

 청소년 자살의 주요인으로는 가정문제가 첫손에 꼽혔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살한 870명을 분석한 결과, 가정불화 등 가정문제로 인한 자살이 31.8%(277명)를 차지했다. 우울증 등 염세·비관으로 인한 자살(18.4%·160명), 성적 비관(11.5%)이나 이성문제(7.1%)로 인한 자살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자살 청소년 4명 중 1명 꼴인 24.0%는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일선 초·중·고교 등에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학교장과 생활지도교사와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학생자살 위기 관리체계를 만들어 운영한다. 또 학생 자살사건이 생기면 재학생 및 교직원 학부모 등 주변사람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자살 전염 방지 등 사후 대책도 마련하게 된다. 이와 함께 1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생활지도 담당 교사 및 교육청 직원 등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학생자살 예방 및 위기관리’ 연수도 진행하기로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1-04-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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