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감소…정책 덕분? 학생수감소 탓?

사교육비 감소…정책 덕분? 학생수감소 탓?

입력 2011-02-15 00:00
업데이트 2011-02-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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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15일 발표한 2010년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전년도에 증가세가 한풀 꺾였던 사교육비가 마침내 사상 처음 감소했다며 ‘사교육비 감소 원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고교입시제도 개선,학원교습시간 단축,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 등 정책효과의 ‘시차’가 적은 대책이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교과부는 자평했다.

 총 사교육비(명목)가 21조6천259억원에서 20조8천718억원으로 3.5%(7천541억원) 감소한 것은 물론 물가지수를 감안한 실질사교육비는 17조9천22억원에서 16조7천645억원으로 6.4%나 줄어든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생 수가 17만5천명이나 급감하는 등 학생 수가 21만명가량 줄어든 사실을 반영하면 사교육비 순 감소액은 1천650억원에 그쳐 감소 폭(0.76%)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반교과의 개인과외와 방문학습지 수요는 줄었지만 학원수강은 그대로였고 그룹과외는 오히려 늘어 사교육의 유형별로는 한쪽이 줄면 다른 쪽이 느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어떻게 조사했나

 국가 차원의 사교육비 실태 조사는 2007년부터 통계청에서 맡아 매년 실시하고 있다.전국 초중고 1천12개교의 학부모 4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연 2회 지출분(3~5월,7~9월)을 조사했다.

 학원비,개인·그룹과외비,학습지,인터넷·통신강의료 등이 포함되며 방과후 교육활동비,EBS 관련 교육비,어학연수비 등은 정확한 경감 효과 분석을 위해 별도 항목으로 조사했다.

 2006년까지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부정기적으로 조사했는데 2001~2006년 기간의 연평균 사교육비 증가율은 무려 12.1%나 됐다.가파르게 치솟던 사교육비는 2008년 4.3%,2009년 3.4%로 증가세가 둔화되더니 2010년 처음 마이너스(-3.5%)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서울 32만원,강남 5.1%↓

 2년째 공개된 시도별 사교육비를 보면 지역 편차가 여전했다.

 1인당 월 사교육비로 따져 서울(32만1천원),경기(27만1천원),대구(25만원) 등 ‘빅3’의 순서는 전년과 그대로였고 전북(16만4천원)은 다소 증가했음에도 2년 연속 사교육비를 가장 적게 쓴 시도로 꼽혔다.

 대표적인 사교육 특구인 서울 강남지역의 1인당 사교육비는 5.1% 줄었다.

 권역별로 보면 광역시(22만7천원)보다 중소도시(24만4천원)에서 사교육비가 더 들었고 읍면지역(16만원)은 훨씬 낮았다.

 과목별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초·중학생은 영어,고등학생은 수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영어(8만5천원)에 쓰는 비용이 수학(4만5천원)보다 훨씬 많았고 고등학생은 수학(8만6천원)이 영어(6만2천원)보다 많았다.전체적으로 영어(8만원)는 전년과 그대로였고 수학(6만8천원)은 1천원 정도 늘었다.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계층과 100만원 미만 계층의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7.68배로 전년(8.43배)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소득 격차보다 컸다.

 ●특목고 입시 바꾼 게 즉효(?)

 사교육비 감소를 만들어낸 원동력은 중학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0.1% 감소에 그쳤고 고등학교(특성화고 포함) 0.5% 증가했지만 중학교는 1.9%나 줄어 감소 폭이 컸다.

 교과부는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입시에 자기주도적 학습 전형을 도입하는 등 고교입시제도를 개선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학생 중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를 희망하는 학생의 사교육비 감소율이 각각 11.3%와 7.2%나 돼 뚜렷한 ‘절감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이는 특목고 경쟁률 하락과 자율고 미달사태 등과도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교육 감소가 곧바로 공교육 강화와 연결될지는 미지수다.교과부도 공교육 강화정책의 효과는 보다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개정 교육과정과 교과교실제 전면 도입,고교내신체제 변화 등의 변수가 사교육비 증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해 공교육 강화 대책으로 연결지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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