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보고를 받는 순간 제 몸에 주삿바늘이 들어온 느낌을 받았습니다”경북.경기도 5개 시군을 대상으로 일제히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25일 농림수산식품부 상황실에서 접종상황을 진두지휘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주이석 질병관리부장은 첫 접종 보고를 받은 뒤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주 부장과의 일문일답.





　--예방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가.

　△24일부터 시작된 맹추위로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소의 근육이 경직된데다 신경까지 예민해져 있어 기온이 올라가기를 기다렸다가 접종해야 하는 탓에 접종이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됐다.

　--축산농가들의 반발은 없나.

　△지금까지는 그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이번 접종으로 구제역 사태가 조속히 끝나기를 기대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접종이 진행되나.

　△우선 구제역 발생지역으로부터 가장 먼 곳인 10km 바깥 경계지역을 먼저 접종한 뒤 발생지 쪽으로 좁혀오는 방식을 취한다.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동만 전지역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이유는 뭔가.

　△안동은 1차 발생 이후 인접한 지역으로 계속 확산된 모양새여서 전지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나머지 지역은 주요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접종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차 접종이 앞으로 10일 정도 진행된다던데.

　△당초 예정은 그랬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3∼4일내에 끝낼 수 있도록 현장을 독려하고 있다.

　--접종이 되면 구제역 사태가 진정되는가.

　△그러기를 기대하지만 알 수 없다.최소한 접종 뒤 일주일 정도 지나봐야 한다.

　--이번에 사용되는 백신은 후유증은 없나.

　△과거 2000년에 사용한 것보다 효능이 좋아서 전혀 문제없다.다만 백신을 접종한 부위를 통해 여타 질병이 감염되지 않도록 사후관리하는게 중요하다.따라서 접종하기 전에 해당 부위를 깨끗이 소독해야 하고,이후에도 그 자리에 오물 등이 닿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농가들도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명품한우 지역이 횡성에서 두 곳이나 구제역이 나왔는데,이 지역도 접종 고려대상인가.

　△강원 지역 구제역은 아주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최초 발생지를 중심으로 인근으로 퍼져가는 방식이 아니라 전혀 연관이 없는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서로 수십km씩 떨어져있다.따라서 인근으로 확산되는 모양새가 아니어서 일단은 살처분.매몰 방식으로 대처해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그런데 산발적으로 발생하는게 어찌 가능한지 우리도 궁금할 따름이다.역학팀이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틀째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는데,추위와 구제역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따라서 추위가 닥치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져 우리에겐 불리하다.하지만 추위로 인해 사람 등의 이동이 위축되는 만큼 전파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은 유리한 요인이다.

　--세계 최대 축산국가로 꼽히는 미국에선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미국은 최대 농업국가이면서 축산국가이기도 하다.축산은 거의 국가적 사업이다.따라서 구제역 등 축산 관련 전염병에 대한 사전.사후 관련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미국 축산농가 관계자들이 미국내 이동은 물론 외국방문 때 거쳐야 하는 절차도 아주 까다롭다.이 부분은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이다.게다가 미국은 광대한 지역에서 축산을 하지 때문에 바이러스가 전파되기도 쉽지 않다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가축전염병 전문가로서 최근 검출된 야생조류에 의한 조류인플루엔자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그런데 야생조류의 배설물이 국내 농가로 떨어지거나 사람 등을 통해 전파되면 국내 가금류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