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상인들 반응
10일 SSM 규제법안 중 하나인 유통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했지만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반경 500m’ 규정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컸다.서울 신정동 신정시장 상인 이모(53·여)씨는 “조금이라도 SSM을 규제해야 시장상인들이 밥을 먹고 살 수 있다.”면서 환영의 뜻을 비쳤다. 식료품점을 하는 이태익(64)씨는 “당장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재래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조금이라도 규제를 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반면 규제 범위가 너무 좁다고 지적하는 상인들도 많았다. 아현동 아현시장 입구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한성희(52)씨는 “규제하지 않는 것보다 낫겠지만 500m면 너무 좁다. 최소 1㎞는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곡본동시장 상인 강종배(50)씨는 “이번 법안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500m 떨어져 있다고 누가 안 가겠냐.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 아니냐. 최소 3~4㎞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동 영등포시장에서 식료품 도매업을 하는 양천일(45)씨는 “대형마트든 SSM이든 이미 들어올대로 다 들어왔는데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냐.”면서 “장사가 하도 안 돼 소매에서 도매로 돌린 지 오래다.”고 쓴소리를 했다.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신월동 경창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오세창(31)씨는 “재래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장이 없는 것이다. 주차장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대형마트에서 덤핑으로 농산물과 축산물을 사들이는데 농민도 죽고 상인도 죽는 일이다. 그 점도 규제해 달라.”고 말했다. 경창시장 상인 최정순(35)씨는 “재래시장 상인 연합회 같은걸 만들어서 정부가 우리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11-1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