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편법증여’ 2006년에 무슨일이

태광그룹 ‘편법증여’ 2006년에 무슨일이

입력 2010-10-19 00:00
수정 2010-10-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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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앞세워 주요계열사 경영권 장악…조카와의 분쟁 대비 의혹

 태광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도화선이 된 편법증여 논란은 모두 2006년에 초점이 모인다.

 편법증여 의혹은 이호진 회장이 그룹 주력사인 섬유회사 태광산업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장회사의 주식을 헐값으로 발행해 아들 현준(16)군에게 지분을 몰아줬다는 게 큰 줄기다.

 이 과정에서 동원된 비상장회사는 시스템통합업체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와 건물관리업체인 티알엠이다.

 티시스는 2004년 이 회장이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세운 소규모 회사였지만 다른 대기업의 시스템통합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그룹 계열사의 전산 업무를 수주하면서 급성장해 지난해 1천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06년 4월 유상증자를 했는데 현준군이 전량 인수,49%의 지분을 확보한다.

 이에 앞서 현준군은 2006년 2월 역시 같은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한 티알엠의 지분 49%를 인수해 이 회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티시스와 타알엠은 이후 그룹의 중추인 태광산업의 주식을 각각 4.51%,4.63%를 매입한다.태광산업은 그룹의 신사업 분야인 티브로드홀딩스,큐릭스홀딩스 등 케이블방송 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2006년 지배구조 재편의 고리였던 티시스와 티알엠을 통해 그룹 주력사 대부분의 지배력을 강화한 셈이다.

 이 회장은 2006년 1월 비상장회사인 한국도서보급(이 회장 지분 51%,현준군 49%)에서 11억원을,티시스도 석달 뒤 18억원을 빌렸다.이어 티시스는 그해 8월 태광그룹의 2대 회사인 대한화섬의 지분 3.56%를 사는데,계열사간 자금거래를 통한 이 과정 역시 편법증여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도서보급은 지난달 태광산업의 대한화섬 지분 16.74%를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입,결국 대한화섬의 최대 주주가 된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현준군을 내세우면서까지 이 회장이 지배구조를 재편한 데 대해 이 집안의 장손이자 이 회장의 조카인 이원준(32.미국유학중)씨와의 후계 싸움이 배경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두 형이 사망한 직후인 2003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 회장의 당시 태광산업 지분은 15.14%였던데 비해 원준씨는 이보다 높은 15.5%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회장 일가가 가부장적인 가풍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준씨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그룹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커 이 회장이 이를 미리 대비했다는 것이다.

 2006년을 시작으로 이 회장이 우호지분 매입을 서두르면서 현재 원준씨의 태광산업 지분은 7.49%로 줄었다.이 회장과 티시스,티알엠의 태광산업 지분만 합해도 24.28%로 그가 그룹 경영권을 이은 2003년에 비해 상당히 ‘안정권’에 접어들게 됐다.

 또 티시스,티알엠,한국도서보급의 지분 49%씩을 소유한 현준군의 영향력도 그만큼 커진 상황이다.이 회장이 이들 비상장회사의 지분 1% 이상만 넘기면 현준군이 지분 구조상 그룹 전체 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회장의 어머니인 이선애 여사가 원준씨를 후계자로 마음에 두고 이 회장에겐 금융쪽 계열사만 맡기려고 했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이 회장이 ‘무리수’를 무릅쓰고 지배구조를 바꿨다는 소문도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19일 “2006년에 회사 내에서 별다른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이 여사는 항상 이 회장이 효자라고 자랑할 정도로,이들 모자가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도 낭설이다”라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방송,금융 등 신사업을 추진해 그룹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려고 했던 때가 2006년께였다”며 “향후 커질 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때 지분구조 재편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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