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영어교사 절반은 ‘6개월 알바생’

원어민 영어교사 절반은 ‘6개월 알바생’

입력 2010-09-29 00:00
업데이트 2010-09-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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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활동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태반이 취업·진학 등을 이유로 6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해 일선 학교의 회화교육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원어민 교사의 중도 해직률이 70~80%에 달해 지역 간 영어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2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세연,박영아(이상 한나라당)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계약기간(1년)을 채우지 못하고 6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한 원어민 영어교사 비율이 2008년 46%에서 2009년 57.6%,2010년(7월 말 현재) 66.1%에 달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중도(6개월 이후) 계약해지율은 56.4%(950명)로 원어민 교사 둘 중 한 명은 약속한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다.

 이들이 계약을 해지한 주된 이유는 진학·취업(22.7%) 때문이며 무단이탈률도 3년 평균 15.4%에 달했다.

 특히 진학·취업에 따른 해직률은 2008년 18.5%에서 2009년 22.1%,2010년 28.3%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원어민 보조교사 제도를 ‘아르바이트 통로’ 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원어민 영어교사 범죄율은 2008년 0%에서 2009년 0.5%,2010년 1.6% 등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시도별로 원어민 영어교사의 중도 해직률이 큰 차이를 보이고,원어민 교사 확보율과 자격증 보유율에서도 격차가 심해 지역 간 영어교육 수준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3년간 원어민 영어교사의 6개월 계약 해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울산으로 90%에 달했고 전남 84.6%,대전 83.3%,충북 75%,대구 72.2% 등이었던 반면,서울 57.8%,경기 49.8%,인천 60.4% 등 수도권은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영어교육의 질적 측면을 엿볼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사의 1인당 학생 수도 서울 778명,부산 804명,경기 799명 등인 반면 대구 1천552명,광주 1천298명,충북 1천316명 등으로 격차를 보였다.

 2010년 원어민 교사들의 자격증 소지현황(모국에서 교육자격증을 취득했거나 TESOL·TEFL을 취득했는지 여부)을 살펴보면 상위 2곳(광주 74%,서울 70%)은 70%를 넘었지만,하위 2곳(울산 29%,경북 30%)은 30%도 넘지 못했다.

 특히 경기도와 경북은 원어민 교사 수가 지난 3년 사이 급증했지만 자격증 소지율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숫자 채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영아 의원은 “수능 영어시험이 회화 위주로 바뀌게 되면 원어민 교사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수도권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영어학원도 찾아보기 힘든 현실임을 고려할 때 제도가 지금처럼 운영되면 지역별 영어교육 격차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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