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한계’…9번째 특검도 결국 헛바퀴

‘예견된 한계’…9번째 특검도 결국 헛바퀴

입력 2010-09-28 00:00
업데이트 2010-09-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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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검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역대 9번째로 도입된 민경식 특별검사팀의 성적표는 당초 예상대로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특검 무용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경식 특검팀은 24억여원의 국가 예산으로 67명의 수사진을 투입해 장장 55일간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52)씨가 폭로한 검사 접대·금품수수 의혹과 서울고검 전직 수사관의 룸살롱 향응·접대 의혹,강릉지청 김모 계장 향응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이번 특검 수사의 ‘몸통’에 해당하는 박기준,한승철 전 검사장 등 전·현직 검사들의 접대 의혹과 관련해 앞서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 외에 새로운 접대 사실이나 접대의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다.

 황희철 법무차관의 팩스 진정 묵살 의혹도 다각도로 수사했지만 황 차관이 받았다는 팩스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결국 기소하는데 실패했다.

 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노조지부장과 외주용역업체 사장 등이 강릉지청 김 계장을 백여차례 술접대 등을 했다는 의혹에서도 강릉지청에 2주간 특별 캠프를 설치하고 30여명의 참고인을 소환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접대 사실을 찾지 못했다.

 그 결과 전·현직 검사 중 기소 대상자는 최소 10여명은 될 것으로 봤던 당초 예상과 달리 한승철 전 검사장 등 4명에 그쳤다.

 그나마 서울고검 전직 수사관 사건과 관련해 수사관 두 명이 사건 관련자에게 30여차례에 걸쳐 4천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고 수사 정보를 알려준 사실과 수사관끼리 비공개 내부 자료를 임의로 유출한 사실 등을 밝혀내고 전·현직 수사관과 접대 제공자 등 5명을 기소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이처럼 ‘용두사미’가 된 특검 수사는 특검 출범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지적이다.무엇보다 특검팀은 의혹 중 공소시효가 남아 사법처리(기소)가 가능한 범죄 혐의만을 수사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를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출신이 아닌 특별검사보와 파견 검사들 간의 알력과 갈등도 특검의 힘을 빼는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수년간 발족한 특검의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과도한 기대를 걸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와 ‘옷 로비’ 사건을 시작으로 2001년 ‘이용호 게이트’,2003년 ‘대북 송금’,2004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2005년 ‘철도공사 유전개발’,2008년 ‘삼성 비자금’,‘BBK 의혹’ 등 앞서 도입된 8차례의 특검 중 성과를 거둔 것은 ‘옷 로비’와 ‘이용호 게이트’ 정도고,나머지는 대부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이번 특검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소 무리하게 도입돼 결국 막대한 국민의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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