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져 어린딸 아사 부부 둘째 임신

게임에 빠져 어린딸 아사 부부 둘째 임신

입력 2010-05-28 00:00
업데이트 2010-05-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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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어린 딸을 허망하게 기아로 사망하게 한 범행은 현대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인간적.비인도적 범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28일 수원지법 310호 법정에서 형사11부 유상재 부장판사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굶어 죽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기소된 김모(41.택시운전사)씨 부부에 대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피고인석의 김씨와 김씨의 부인(25)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씨 부부는 인터넷 채팅으로 2008년 말 만나 지난해 6월 2일 딸을 출산했다.딸은 몸무게 2.15㎏에 불과한 미숙아로 태어나 40여일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딸의 생존과 정상적인 발육을 위해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했지만,김씨 부부는 외래진료가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게다가 분유도 하루에 1회 20㏄ 정도만 먹였고 상한 분유를 먹이기도 했다.딸이 분유를 잘 먹지 않고 보채면 폭행까지 일삼았다.

 딸이 영양섭취를 못해 죽어가는 동안 김씨 부부는 온라인 인터넷 게임에 빠져 매일 PC방에서 평균 10시간씩 게임을 즐겼다.

 비정한 이들 부부가 즐긴 게임은 성장캐릭터인 사이버 딸을 키우는 내용의 ‘프리우스’였다.

 김씨 부부는 2개월여 동안 딸을 내버려둔 채 PC방에서 살다시피 했고 결국 딸은 지난해 9월 24일 반지하 방에서 ‘방치로 인한 기아’로 사망했다.

 사이버 딸을 키우느라 친딸을 방치해 죽게 만든 셈이다.당시 몸무게는 2.58㎏으로 퇴원 당시 몸무게(2.90㎏)보다도 줄어 있었다.

 김씨 부부는 경찰이 딸의 사인을 밝히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자 도주했다가 5개월여 만에 검거됐다.

 유상재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생활환경이 어렵고 정상인보다 지능이 다소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이버 양육게임에 중독돼 정작 절실히 피고인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딸을 기아로 사망하게 한 것은 부모로서 최소한의 책임마저 저버린 반인륜적 범행이고 어떠한 변명과 이유로도 용서받기 어렵다”고 엄히 꾸짖었다.

 유 부장판사는 김씨 부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부인 김씨에 대해서는 오는 8월 출산 예정인 점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했다.

 부인 김씨는 둘째 아이의 건강한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겠다고 재판부에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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