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밝혀진 예비군 훈련중 사망 의문사

42년만에 밝혀진 예비군 훈련중 사망 의문사

입력 2010-05-11 00:00
업데이트 2010-05-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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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년 전 예비군 훈련 도중 발생한 의문의 사망 사건의 진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노력 덕분에 밝혀졌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 1968년 6월 전남 광주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던 최모(당시 25세)씨는 갑자기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결국 숨졌다.

 병원은 “급성 복막염으로 사망했지만 원인은 모르겠다.”라며 ‘병사’ 처리했고,훈련 부대도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

 최씨 유족은 당시 ‘구타로 인한 장 파열’을 의심했지만 끝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1974년 국가 기관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사회혼란세력’이라며 협박만 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작년 3월 최씨의 동생(63)은 우연히 기차 안에 붙은 권익위 홍보 포스터를 발견,마지막 희망을 걸고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냈다.

 민원을 접수한 권익위는 군번이 잘못 기재돼 있던 사망자의 병상 일지를 어렵게 찾아내 대한의사협회에 분석을 요청,‘복강 내 출혈(장 파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당시 부대관계자와 예비군 훈련 참석자 100여명 등을 일일이 찾아내 연락하고 사망자 주소지인 전남 구례군에 조사관들이 파견돼 마을 주민을 만나는 등 1년에 걸친 끈질긴 조사와 탐문이 이어졌다.

 결국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한 예비군 교관과 조교를 찾아 “최씨가 얼차려 중 교관의 발에 복부를 맞아 쓰러졌고 병원 후송 후 사망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권익위는 목격자들과 함께 당시 사고 현장을 방문,현장 검증을 거친 뒤 육군참모총장에게 최씨를 순직자로 인정하도록 시정권고를 했다.육군본부는 최근 육군수사단을 통해 권고 내용을 사실로 확인,최씨를 순직자로 인정했다.

 최씨가 의문사한지 무려 42년이나 지났으며 원인도 모른채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최씨의 어머니도,가해자 이모 상사도 이미 숨진 지 한참 지난 뒤였다.

 권익위 관계자는 “보통 고충민원 처리 기한이 90일인 것에 비하면 1년이라는 조사 기간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워낙 오래전 일이라 해결이 어려웠지만 사망자의 억울함과 유족의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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