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답사·증거인멸·우회도주…치밀한 범행

사전답사·증거인멸·우회도주…치밀한 범행

입력 2010-03-02 00:00
업데이트 2010-03-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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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경기도 용인에서 오토바이와 렌터카를 이용,KT&G 현금 수송차량에서 8천2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일당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전답사 등 치밀한 범행수법을 보였지만 골목길에서 현금 수송차량 앞을 가로막은 용의차량이 렌터카라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해 휴대전화 위치 및 통화내역 분석 등으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한탕에서 돈을 벌자’며 범행을 공모했으며 강탈한 8천200여만원 중 수표 780만원을 제외한 현금 7천450여만원 가운데 6천여만원을 빚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현금 1천170만원을 회수했다.

 ●치밀한 준비..사전답사에 예행연습까지

 피의자는 지난해 8월 서울 농아학교에서 알게 된 농아자들로 이들 중 주범인 문모(44)씨는 지난해 말 날치기죄로 교도소에 복역중인 공범 김모(40)씨를 찾아 처음 범행을 제안했다.

 이후 서울 농아학교에서 알게 된 구모(46)씨도 끌어들여 올해 초부터 2개월여 동안 수차례 수원의 식당 등에서 만나 범행방법 및 도주로 등을 공모했다.

 특별한 직업없이 생활해온 이들은 ‘한탕에서 돈을 벌자’는 문씨의 제안에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KT&G 용인지사의 현금수송로에 대해 평소 잘 알고 있던 문씨가 범행 대상을 정했으며 수차례 범행 현장을 찾아 사전 답사하며 예행연습까지 했다.

 문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22일 오후 6시께 오산시 오산동에 있는 K 렌터카에서 8만8천원을 주고 범행에 사용할 ‘38허 1XX6’ 흰색 YF쏘나타 차량을 빌려 범행을 준비했다.

 문씨는 이어 다음날인 23일 오전 10시40분께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한 골목에서 현금 7천450여만원과 수표 780만원이 든 돈가방을 운반하던 KT&G 용인지사의 현금 수송차량(마티즈)을 렌터카로 가로막았다.

 구씨는 계획대로 도로 정체로 현금 수송차량이 잠시 정차한 틈을 노려 뒷문을 열고 돈가방을 빼앗아 범행장소에서 10m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던 오토바이를 타고 대기하던 김씨와 함께 달아났다.

 문씨는 공범들이 범행에 성공하자 곧바로 범행에 사용한 렌터카를 몰고 오토바이가 도주한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방면으로 도주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추적 피하려 도주 중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문씨는 범행 후 범행 현장에서 2.7㎞ 떨어진 용인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공범 2명과 만나기로 하고 이곳에서 렌터카를 대고 공범을 기다렸다.

 그러나 경찰 추적을 우려한 공범 2명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건 당일 밤 서울 영등포역에서 다시 만났다.

 이어 서울에서 만난 이들은 강탈한 현금을 나눴다.문씨가 2천300만원,김씨와 구씨가 각각 1천900만원을 나눠 가진 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약속한 뒤 각자 주거지와 연고지 등에서 몸을 피해 숨어 지냈다.

 이들은 경찰에서 “훔친 돈은 빚을 갚거나 생활비,유흥비로 썼고 일부는 술을 먹고 택시에 두고 내려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가 기억한 ‘38허’ 렌터카..검거에 결정적 역할

 범행직후 사건현장인 골목길에서 현금 수송차량 앞을 가로막은 차량이 ‘38허’로 시작되는 흰색 쏘나타 승용차라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곧바로 범행 전후 경기도 일대에서 ‘38허’로 시작되는 쏘나타 차량을 빌린 용의자를 추려 이들의 범행당일 행적 등에 대한 집중 수사에 들어갔다.

 또 사건 현장 주변 CCTV에서 도주하는 오토바이(혼다 CB400)가 찍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금 수송차량 앞을 가로막았던 YF쏘나타가 뒤따가는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뒤 렌터카인 용의차량을 특정했다.

 경찰은 문씨가 범행 전날 오후 6시께 경기도 오산에서 범행에 사용된 렌터카를 빌린 사실을 확인하고 휴대전화 위치 등을 통해 주거지인 화성시 자신의 집에서 26일 낮 문씨를 검거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는 공범 김씨를 검거했고 이들을 추궁해 28일 오후 동생의 집이 있는 부산의 한 지하철 역에서 구씨를 검거해 범행을 자백 받았다.

 ●의정부.평택서 현금강탈미수 2건 여죄 시인..서울 현금강탈사건도 수사 중

 경찰은 이들이 앞서 지난해 12월 의정부와 평택에서 같은 방식으로 현금 수송차량을 노려 범행했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9시 1억1천여만원을 운반하던 KT&G 의정부지사의 현금수송차량을 털어 도주하다 오토바이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돈 가방을 두고 달아났고,평택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1건의 현금탈취 미수사건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확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22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은행 현금지급기에 돈을 채우려던 보안업체 직원들이 9천700만원을 강탈당한 사건도 이들의 소행이거나 이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3명중 구씨는 용인사건 당일 자신의 신용카드로 부산에서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돼 일단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현금 강탈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나 다른 2명에 대해서는 여죄를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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