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모라토리엄 파기 근접”…합참 “北 중거리미사일 발사”

문 대통령 “모라토리엄 파기 근접”…합참 “北 중거리미사일 발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1-30 11:39
수정 2022-01-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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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전 8시쯤 자강도→동해 미사일 발사
문 대통령, 1년만에 NSC전체회의 직접 주재
NSC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 북한이 2016년 공개한 사거리 3000㎞ 이상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화성-10)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설 연휴인 30일 오전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 이날 발사체를 ‘중거리 미사일’로 규정한 뒤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발사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안보상황과 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북한의 무력시위, 새해 들어 일곱 번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52분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한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는 새해 들어 포착된 북한의 일곱 번째 무력 시위로, 지난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2발을 발사한 이후 사흘 만이다.

북한이 단기간에, 그것도 연초에 이 정도로 여러 차례 잇달아 무력 시위를 펼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은 이날 발사된 북한의 발사체를 중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합참은 이 미사일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비행거리 800㎞, 고도 2000㎞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별로 ▲단거리(SRBM·0~1000㎞) ▲준중거리(MRBM·1000~2500㎞) ▲중거리(IRBM·2500~3000㎞) ▲준대륙간(SCBM·3500~5000㎞) ▲대륙간(ICBM·5500㎞ 이상)으로 나뉜다.

북한이 단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7년 11월 ICBM급인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 철회를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인철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공조 통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모라토리움 선언 파기 근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및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및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발사에 대해 “2017년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지켜왔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면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런 사항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 1년 만에 NSC 직접 주재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1월 21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회의를 연 데 이어 약 1년 만이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발사체 도발을 하더라도 문 대통령이 소집하는 전체회의가 아닌,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상임위원회 회의로 대응해왔다.

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해 들어서 단기간에 수차례의 무력 시위를 벌이는 것도 이례적인 데다 설 연휴 기간에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일본도 NSC 소집…“日사정권 중거리 이상 미사일”
일본 정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재하는 NSC를 개최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강하게 비난하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임시 기자회견에서 “상세한 내용은 지금 분석 중이지만, 해당 탄도미사일이 통상 탄도 궤도라면 최고 고도는 약 2000㎞, 비행시간은 30분 정도로 약 800㎞를 비행해 동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마쓰노 장관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 등을 근거로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평소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사거리를 억제하는 고각 발사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달에 7차례 미사일 발사…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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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지난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전술유도탄이 발사된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지난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전술유도탄이 발사된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올해 들어 잇따라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했고,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17일에는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 27일 탄두 개량형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했다.

북한이 한 달에 일곱 차례나 미사일을 쏜 것은 2011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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