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행복주택서 희망 발견…2022년엔 신혼주거 모두 해결”

“잘 지은 행복주택서 희망 발견…2022년엔 신혼주거 모두 해결”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7-05 23:10
수정 2018-07-0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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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류동 단지 방문

임대료 80% 이하·6년 거주
신혼부부 주거고충 귀기울여
“복지시설 생기며 지역 활력…특단의 대책 아끼지 않을 것”
신혼부부·청년들과 ‘건배’
신혼부부·청년들과 ‘건배’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행복주택 단지를 찾아 입주한 신혼부부, 청년들과 다과회를 갖고 생맥주잔을 들어 건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행복주택은 신혼부부·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주변 시세 80% 이하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청년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연인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부부가 원하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행복주택은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주변 시세 80% 이하의 저렴한 임대료로 6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청년이 결혼하거나 신혼부부가 2자녀를 출산하면 최대 10년간 거주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발걸음한 오류동 행복주택은 서울에서 가장 큰 단지다.

문 대통령은 ‘사랑이 결코 무게로 느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박완서 소설가의 글을 인용하며 “신혼부부와 한부모 가족, 청년들이 안심하고 내일을 설계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지자체와 지역사회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며 “이대로 가면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그야말로 특단의 대책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책 발표에 앞서 문 대통령은 행복주택 단지에 입주한 신혼부부의 집을 방문해 행복주택으로 오기까지 주거 문제로 겪은 고충을 들었다. 결혼 3년차에 접어든 우재완(33), 이진경(31) 부부는 2년간 이사를 거듭하다 이곳에 세 번째로 둥지를 틀었다.

남편 우씨는 “저희 수준에 맞는 전셋집을 구하다 보니 낙후된 아파트를 갔는데 하필 들어가자마자 바로 재건축에 들어가 6개월 거주 뒤 바로 나오게 됐고, 두 번째로 구한 25년 된 아파트에선 녹물이 나왔다”며 “첫 전세를 들어갔을 때 아내가 ‘이 집이 너무 무섭다’고 한 말이 제일 미안했다”고 그간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연을 들은 문 대통령은 “결혼을 하려고 할 때나 신혼부부일 때 주거가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라며 “(오늘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그대로 하면 2022년에는 지원이 필요한 모든 신혼부부의 주거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격려했다.

이어 “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하면 동네가 또 약간 기피하는데, 임대주택 단지를 이렇게 잘 만들어 놓으면 오히려 동네 전체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해 달라”고 임대주택의 ‘고품질화’를 주문했다.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 저출산 문제 해결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신혼부부 주거 문제를 나라에서 해결해 주면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일찍 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이에 우씨가 “아이도 많이 낳을 것 같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혹시 작정했나”라고 맞받아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아무것도 없는 철도 부지에 불과했던 오류동 행복주택 부지에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보금자리가 생긴 이후 오류동에는 활력이 생겼다. 오늘 행복주택에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 부부에게 벽걸이 시계를 선물하고 행사 뒤 입주민들과 맥주를 곁들인 다과회를 가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7-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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