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장군님 생일”…전력난 속 평양에 네온사인

“내일은 장군님 생일”…전력난 속 평양에 네온사인

입력 2011-02-15 00:00
업데이트 2011-02-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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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현상도 우상화 이용…北 분위기 조성 잰걸음

 극심한 경제난 속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앞둔 북한이 ‘민족 최대명절’을 경축하는 분위기를 띄우려고 막바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생일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과 함께 ‘민족의 최대명절’로 지정돼 있다.

 분위기 띄우기에 앞장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영웅화하는 우상화 기사 등을 연일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의 생일을 하루 앞둔 15일 노동신문은 이날자 2면에 김 위원장의 업적을 선전하는 기사와 함께 ‘혼연일체의 위력으로 영원히 백승떨치리!’라는 글을 통해 일심단결을 강조했다.

 전날에는 2면에 ‘하늘처럼 믿고 사는 우리 어버이’라는 제목의 글과 4면에 ‘누리에 울려가는 2월의 노래여’라는 장시를 편집했다.

 북한의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김일성 주석이 김 위원장의 생일에 지었다는 ‘광명성찬가’까지 인용하면서 “시대와 인류 앞에 불멸의 업적을 쌓으신 경애하는 장군님에 대한 만민의 다함없는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뜨겁게 어려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우상화에는 자연현상까지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강원도 지역에도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경제가 마비됐다고 전하면서도 백두산 정일봉에 버들꽃이 피고 지난 7일에는 김 위원장의 생가로 선전되는 백두산 밀영 고향집에 햇무리 현상이 나타났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경제난으로 먹을 것이 없어 궁핍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덕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선물공세’도 펼쳐지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14일 서해의 8개 낙도 어린이들에게 비행기까지 동원해 선물을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북한의 해외무역대표부가 본국에 식량을 들여보내 김 위원장 생일 특별배급용 쌀을 비축했다며 “무슨일이 있어도 2월16일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노동당 간부의 전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생일을 앞두고 주민에게 줄 선물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회적으로는 명절을 맞아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각종 문화 및 체육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재일조선인 예술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 ‘매혹과 흠모’가 14일 평양대극장에서 개막했고,11일부터 백두산 기슭인 삼지연군에서는 얼음조각축전이 열리고 있다.이와 더불어 조선민주여성동맹 등 각급 단체의 공연과 모임도 이어지고 있다.

 매년 김 위원장의 생일에 열리는 백두산상 국제피겨축전 개최를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중앙통신은 14일 “축전준비위원회에서는 축전을 성과적으로 보장할수 있도록 모든 분과들의 기능과 역할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며 “개막식에서 있게 될 피겨선수들과 청소년 학생의 공연준비사업이 마지막 단계에서 다그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각한 전력난 속에서도 평양거리에는 각종 네온사인과 꼬마전구를 이용한 ‘불장식’이 김 위원장의 생일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직관불장식지도국 조순철 처장은 15일 중앙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수많은 공공건물과 주택지구를 각종 등기구와 네온을 배합해서 불장식을 해놨는데 불장식에 율동을 줘 온 평양시가 살아 움직이는 도시로 보이도록 했다”며 “수도의 밤거리는 2월의 명절을 맞이한 우리 인민에게 보다 큰 환희와 기쁨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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