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복, 北中메신저 역할 할까

최태복, 北中메신저 역할 할까

입력 2010-11-30 00:00
업데이트 2010-11-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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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메시지’ 전할지 관심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그에 이은 한미 서해합동훈련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의 고위인사인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30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의장은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내달 4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예정이다.최 의장의 방중은 연평도 포격도발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직위’로 볼 때 중국 고위층과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의 현안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 의장은 9월 28일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선출을 포함한 ‘결과’를 들고 이틀 후인 30일 방중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설명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의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바로 아래 직급으로 노동당의 비서를 겸직하고 있어 중국 공산당내 부장급 이상의 고위층과 교류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북중 양국이 노동당과 공산당간의 ‘당(黨) 대 당’을 축으로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최 의장이 이번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는 북한의 우라늄 핵위협과 연평도 포격 도발,그에 이은 한미 서해합동군사훈련으로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방중하는 최 의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가는 특히 중국 측이 그간 밝혀온 대로 최 의장에게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고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고 지도부에 이를 알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최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갖고 와 전할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기존 주장대로 연평도 부근에서 남한의 잦은 포격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연평도 포격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영변 우라늄 원심분리기 설치 배경과 계획을 설명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가장 큰 관심은 최 의장의 이번 방중 일정이 4박5일이라는 ‘긴 시간’인데다 누가 수행했는지에 쏠리고 있다.

 최 의장 영접에 차량 8대가 동원된 점으로 미뤄 고위층 상당수가 동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지난 28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통해 다음 달 상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제안한 상태여서 이번 최 의장 방중 수행자 명단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 이른바 북한측 6자회담 대표단 라인이 포함됐다면 그와 관련해 북중간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의 제안에 한국-미국-일본 등 3국이 사실상 ‘거부의사’를 비치며 다음달 6일 워싱턴에서 회동해 논의를 할 예정이어서 북핵 6자회담을 조기 재개하려는 북중의 시도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장이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방중했지만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과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럴 경우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6일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긴급히 불러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데 이어 중국 측이 두번째로 북한 고위층을 통해 ‘우려’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 제안이 일단 한-미-일의 부정적인 반응에 부딪혔지만 ‘시간이 필요한 문제’로 보고 기다리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러 통로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엄중함’을 전달하고 이와 관련해 북한이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난관이 타개된다는 뜻을 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북핵 6자회담 재개로 대화 국면에 들어가는 것 만이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피해-가해 당사국인 남북한이 전략적 조정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실무외교 사령탑으로 지난 주말 방한했던 다이빙궈(戴炳國) 국무위원을 후 주석과 원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은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의 면담을 추진해 작금의 사태에 대한 ‘중국식 해법’을 직접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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