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권력세습 떠받칠 ‘4인방’ 역학구도 관심

北권력세습 떠받칠 ‘4인방’ 역학구도 관심

입력 2010-09-29 00:00
업데이트 2010-09-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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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 후계를 떠받칠 ‘실세 4인방’이 확연히 드러나 향후 역학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은 오래 전부터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리영호와 최룡해라는 ‘뉴페이스’가 급부상해 앞으로 협력과 견제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리영호의 눈부신 약진이다.

 인민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인 리영호는 대표자회 전날 이뤄진 군장성 인사에서 혼자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로 승진한데 이어 대표자회에서 후계자 김정은과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신설 직책)에 임명돼 대북 관측통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구나 리영호는 정치국 위원도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직행해 북한의 최고위층이라 할 수 있는 김정일 위원장,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최영림 내각 총리,조명록 군 총정치국 국장 4인과 함께 상무위원회의 일원이 됐다.

 리영호는 앞으로 김정은의 군권 장악을 보좌하면서 군의 ‘실세 중 실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외견상 ‘시소 게임’처럼 비쳐지는 김경희·장성택 부부의 전진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장성택은 국방위 부위원장에 전격 발탁돼,김정은의 후계체제 정비를 이끌 김 위원장의 심복으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이번 당대표자회에서는 김경희가 정치국 위원을 꿰찬 반면 장성택은 후보위원에 머물러 장성택 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저울추가 김경희 편으로 출렁한 모양새다.

 이번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후견인’ 장성택의 정치국 상무위원 도약을 유력시하는 관측이 많았고,심지어 ‘섭정’의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까지 일부 제기됐다.

 물론 이번 역전을 놓고,장성택은 당 행정부장 자리에서 세습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당의 관리와 장악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가 챙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장성택의 측근을 당 곳곳에 포진시켜 한 사람에게 힘이 쏠리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누구보다 권력의 속성을 잘 아는 김 위원장이 심각한 권력 누수를 피하면서 김정은에게 통치권을 넘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구도’를 고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비서국 비서와 정치국 후보위원에다 중앙군사위 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린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최룡해는 빨치산 동료였던 아버지 최현과 김일성 주석의 ‘각별한’ 인연에 힘입어,김 위원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정착되기까지 당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최룡해가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기존의 군부 거물인 오극렬과 김영춘을 제치고 당 중앙군사위에서 김정은의 옆자리를 차지한 리영호는 김정은 후계구도에 관한한 거의 새 인물이나 마찬가지지만 장성택의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이어서 측근그룹으로 분류된다.

 결국 ‘혈연.혼인.친분’을 매개로 복잡하게 얽힌 후계 ‘4인방’의 협력과 견제를 적절히 교직해가면서 김정은 후계체제가 원만히 굴러가도록 관리하는 구도가 이번 대표자회 인선의 ‘결정판’이라는 견해가 많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북한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장성택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지나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군은 리영호가,치안과 안보는 장성택이,그리고 당은 김경희가 맡아 후계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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