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공개
퇴임 직후 1988년 3월부터 3주간 방미 일정
전두환 02 (2010.06~)-사망
전두환 전 대통령
29일 외교부가 공개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전씨는 퇴임한 지 한 달쯤 지난 1988년 3월 22일부터 약 3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하와이 등을 방문했다.
전씨는 그해 4월 7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주제로 연설했는데, 한 참석자로부터 “광주사태에 대한 사과 의향이 있는지”와 “재임 중 언론을 탄압하고 경찰국가를 운영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광주사태는 근세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대단히 유감스러운 사건”이라면서 “많은 외국 언론이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일으킨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로서는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 그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해왔다”며 “(한국을) 경찰국가라고 했지만 뉴욕에서 무기와 수류탄을 가진 사람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난동을 벌일 때 미국 경찰은 그런 사람을 민주 인사로 볼 것인가, 또는 질서를 파괴한 범법자로 볼 것인가 묻고 싶다”고 답했다.
전씨는 또 재임하는 동안 국민 기본권과 자유의 확대를 꾸준히 추진했다면서 “평화적 시위자들을 구금하고 포악하게 다뤘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 인사들에 대해선 “상당히 오래 전부터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고 평가절하하며 “야당에서 유능하고 국민의 기대를 받으며 약속을 지키는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임 후 역할에 대한 물음에는 스스로를 “헌법을 준수, 평화적으로 퇴임한 (한국) 최초의 대통령”이라면서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할 생각이 없고 고려한 바도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내용의 연설을 당시 국내외 언론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