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서울 양자회담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란 핵문제, 시리아 유혈사태 등이 집중 논의됐다.러시아 리아노보스트 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양국 정상은 대체로 의견 일치를 보았으며,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 문제에 대해서도 추후 합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양자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두 사람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로켓 발사를 자제하도록 신호를 보내기로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 이란과 ‘5+1 중재그룹(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협상을 지지한다며 외교적 해결과 이란의 국제 의무 이행을 강조했다.
시리아 유혈사태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유엔과 아랍연맹(AL)의 공동특사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 임무를 지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나토의 유럽 MD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러·미가 서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나토는 이란 등의 위협에 대비해 유럽에 MD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자국의 핵전력 약화를 초래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리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대화는 가능할 뿐 아니라 필수적”이라면서 “아직 합의를 통한 균형잡힌 해결에 이를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금은 우리의 기술 전문가들이 기술적 문제들에 대한 토론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며 양국 간 전문가 협상을 통한 의견 접근 가능성을 언급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3-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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