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공조 균열 없지만…

한·미 대북공조 균열 없지만…

입력 2011-06-03 00:00
업데이트 2011-06-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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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밀접촉’ 폭로 이후

북한의 느닷없는 ‘남북 간 비밀접촉 폭로’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공조 전선을 균열시킬지도 모른다. 한·미의 이해관계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 앞둔 오바마 ‘고민’

이명박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끈끈한 관계를 이어 왔다. 미국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철저히 외면하고 한국의 전략을 존중한 덕분이다. 오바마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 추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 등 중동문제에 전력을 쏟느라 북한문제에 주력할 여력이 없었던 데다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대형도발을 잇달아 당했기 때문에 한국의 목소리를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북한의 폭로로 이명박 정부 임기 중 남북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지면서 미국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내년 대선 때문이다. 물론 미국 선거에서 한반도 문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 등으로 분란을 일으킨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야당 후보로부터 ‘외교정책 실패’ 공세를 당할 수 있다.

물론 한·미 관계에 당장 심각한 불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일 “구체적인 협상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알린 것은 맞다.”면서 “지난 2월 말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방미했을 때도 그와 관련한 협의를 한 정황이 짙다.”고 했다.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고비’

실제 이날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폭로와 관련, “미국은 한국과의 거래에서 완전히 투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폭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들어온 같은 수사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제는 이달 말쯤 나올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여부 결정이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폭로가 식량지원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식량지원은 정책적 사안과 별개이므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하필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내려앉은 국면에 미국이 식량지원을 재개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만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6-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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