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화산 협력합의…남북대화 물꼬틀까

백두산화산 협력합의…남북대화 물꼬틀까

입력 2011-04-13 00:00
업데이트 2011-04-13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학술토론회ㆍ답사 예정..당국 간 회담 주목

남북이 학술토론회와 현지답사 합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로 향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양측은 12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2차 전문가회의를 열어 5월 초 평양이나 편리한 장소에서 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6월 중순에 현지답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29일 1차 회의에 이은 두 번째 만남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함에 따라 공동연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분화설이 제기되는 백두산 화산에 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혁명의 성지’로 여겨온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제의하고 사상 처음으로 양측 전문가 현지답사까지 합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

북측이 앞으로 공동연구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백두산 분화설과 관련한 과학적 검증과 향후 대응책 마련에 상당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화산 연구의 특성상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도 백두산과 접한 만큼 남북과 중국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장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남북이 2007년 12월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에 합의했지만 관계 악화로 이행되지 못한 전례가 있는 만큼 성급한 기대보다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5.24 조치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북한 지역 방문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 측 전문가들의 방북은 자연재해 대비를 이유로 예외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수해지원을 위한 남측 민간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들의 개성 방북 등을 예외적으로 허용했었다.

특히 관심을 끄는 점은 전문가회의가 당국 간 회담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정부 당국자는 “학술토론회와 현지답사는 당국이 아닌 남북 전문가 간 합의”라면서도 “전문가회의 결과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당국 간 회담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상황 진전에 따라서는 백두산 화산을 둘러싼 당국 간 회담이나 접촉이 열릴 수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합의문은 북측의 주장에 따라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관련한 실무접촉’으로 표기됐다.

우리 측에서는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전문가회의임에도 북측이 ‘실무접촉’이라는 표현을 통해 ‘당국 간 성격의 접촉이었음’을 주장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화산을 매개로 한 당국 간 회담이 주목되는 것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2월9일 결렬된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다시 열릴 수도 있다.

정부는 북측의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백두산 화산 협의를 제의할 때부터 정부 안팎에서는 화산 연구보다는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단순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두산 화산을 매개로 한 당국 간 회담이 열려도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북측의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으면 본격적인 대화재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전문가회의를 통해 이번 합의가 나왔지만 당국 간 회담으로 이어져 남북관계의 매듭을 풀어가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