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천안함사태후 첫 NLL 침범

[뉴스&분석] 천안함사태후 첫 NLL 침범

입력 2010-05-17 00:00
업데이트 2010-05-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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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의도된 도발’ 南 ‘준비된 대응’

‘의도된 도발’에 ‘준비된 대응’.

주말인 15일 밤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두 차례나 침범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도발로 보인다.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고의성이 너무나 짙다는 것이다.

북한의 북방한계선 침범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주말 밤 늦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더구나 우리 해군의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재차 다른 경비정이 또 침범한 것도 사전에 작심을 하고 정치적인 의도에서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북한 함정이 서해 NLL을 침범한 것은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경비정이 실수로 내려올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한 번이 아니고 두 번 연속 일어났다는 점에서 천안함 사태 관련 등 북한의 ‘의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실수보다는 의도적인 도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는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북한이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신들은 천안함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외부에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그간 항상 해오던 NLL 침범을 감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북한이 ‘의도된 도발’을 했다면 이번에 우리 군과 정부 당국은 철저히 준비된 대응으로 위기에 침착하게 대처했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은 상황발생 직후 보고를 통해 즉각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은 긴급사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에게도 즉각 상황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이상의 합참의장도 한밤중에 즉각 국방부 청사로 출근하며 신속하게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뇌부는 격파사격까지 이어질 경우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신중하게 작전을 펼 것을 해군 측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황이 처음 발생한 것은 15일 밤 10시13분쯤이다. 북한 경비정 한 척이 서해 NLL을 1.4마일 정도 침범, 연평도 서북방 8.5마일 해역까지 남쪽으로 내려왔다. 우리 해군 고속정 편대가 즉각 출동해 두 차례 경고방송을 했고 30분 만인 오후 10시43분쯤 북한 경비정은 북으로 퇴각해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북한 경비정은 “귀측 함정이 우리 해역에 침범했으니 즉각 이탈할 것을 경고한다.”는 방송을 하며 우리측에 이례적으로 맞대응을 했다.

이어 47분이 지난 오후 11시30분쯤 또한번 상황이 터졌다. 이번엔 다른 북한 경비정 한 척이 같은 해역으로 NLL을 1.3마일 정도 넘어왔다.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의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에 우리 고속정이 북 경비정 근처로 3~4발의 경고사격을 두 차례 했고, 북한 경비정은 9분 만인 오후 11시39분쯤 북한해역으로 다시 올라갔다. 서산기지에 있던 우리 공군 전투기들도 북한 경비정의 두 차례 NLL 침범 때 모두 현장으로 출격해 ‘일촉즉발’의 긴장상황도 연출됐다.

김성수 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2010-05-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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