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들 모두 무관심
尹, 작년 3월 이후 회의 주재 안 해
文, 2017년 위촉식 간담회만 참석
朴정부 땐 운영위 회의 겨우 15번
“대통령이 좀더 의지 갖고 나서야”
인구정책기획단 저출산·고령사회 분과 전체회의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인구정책기획단 저출산·고령사회 분과 과제 점검 회의 참석자들이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4. 1. 1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첫 저출산위 회의를 열었다. 2015년 이후 7년 만이었다. 하지만 이후 1년 가까이 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5년간 저출산위 회의를 주재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17년 12월 새로운 위원 위촉식을 겸한 간담회에 참석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 때 만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도 저출산위가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에 들어서야 2015년 2월과 12월 연달아 회의를 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3년 1월 퇴임 직전에 첫 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이 무관심하니 위원회도 활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저출산위 운영위원회가 개최된 건 15번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18번, 현 정부 들어선 9번 열렸다. 31일 저출산위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저출산위 부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관계부처의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해 인구정책 안건을 협의하는 자리다. 부처가 머리를 자주 맞댈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열렸다.
저출산위 민간위원인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대통령이 잘 챙기면 힘을 받고 안 챙기면 힘을 안 받는 구조”라며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고 ‘부처에서 협조하라’는 메시지를 정확히 보내야 정부 부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위원은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무게감 있게 전달돼야 저출산위는 물론 다른 부처들도 따르고자 노력하게 된다”며 “저출산위 실무진만 무게를 짊어져선 안 된다. 대통령이 나눠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2-0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