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당시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 “국회 전반보고 운영해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92). 연합뉴스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27일 “당시 이 할머니가 비례 신청서를 낸 것이 기억난다”면서 “당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특별한 사정만으로 비례대표 자리를 배려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안 원장은 “국회의원은 국정 전반을 보고 운영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그때 신청자가 엄청 많았다. 이 할머니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가 이 할머니의 출마를 반대한 것이 공천 심사에서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2012년 4월 19대 총선 때 민주당 대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였다.
공천 사무를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지만 당시 검찰 수사로 촉발된 공천 갈등 끝에 3월9일 사퇴했고, 이용수 할머니가 공천을 신청한 것은 그 이후였다.
당시 임 총장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이 된 민생당 박선숙 의원은 이 할머니 공천과 관련해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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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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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할머니들은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이 되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다고 하는데, 이분은 특이하게 배신을 프레임으로 잡았다”면서 “윤 당선인이 관두기 전에는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다른 분들은 정치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용수 할머니에 호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BS노컷뉴스는 2012년 국회에 진출하려던 이 할머니를 윤 당선인이 만류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는 이 할머니에게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출마를 다른 할머니들이 싫어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쓸 것”이라면서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통화 엿새 뒤인 그해 3월 14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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