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사수’·‘보수 자존심 회복’ 논의 맞물려 주목
축사하는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0.1.8 연합뉴스
지난 4일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황 대표는 그다음 날인 5일 “험지보다 더한 험지도 가겠다”고 발언 수위를 높인 상태다.
지도부 내부에서는 험지 출마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당선 가능성까지 갖춘 수도권 험지가 어디일지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비록 첫 의원 배지에 도전하는 신인이지만,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그의 출마와 당락은 이번 총선에서 인근 권역은 물론 당 전체의 기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쳐 간 ‘정치 1번가’ 서울 종로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역구인 이곳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출마가 점쳐진다.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며 상당한 흥행이 예상된다.
한 의원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종로는 정세균 후보자가 재선을 하며 닦아놓은 곳인 만큼 험지인 동시에 상징적 의미가 큰 곳”이라며 “종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패배 시 치명상을 입을 거란 이유로 ‘종로 제외설’이 돌았으나,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종로는 반드시 검토 대상에 들어간다”고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역시 황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언급되는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이곳은 16대 국회 이후 한 번도 보수당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험지로 꼽힌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구로는 노동계 성향이 강한 객관적 험지”라며 “윤 실장이 나올 경우 ‘문재인의 남자’와 붙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을 외에도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서울 용산, 강남을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용산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빈집’이 된 곳으로, 여권에선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용산에 출마할 경우 강남 3구·동작구를 포함한 ‘한강 벨트’를 진두지휘하며 수도권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가져간 강남을에 출마할 경우 보수 텃밭인 강남을 탈환하며 자존심을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다만 16∼19대 총선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승리한 이곳을 ‘험지 중 험지’라 보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 대표의 측근인 원영섭 사무부총장이 부산 진갑으로 출마지역을 옮기며 공석이 된 서울 관악갑 역시 출마지로 거론된다. 이곳은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의 지역구다.
이 밖에도 서울 동작갑, 광진을, 강북을, 은평갑 등도 보수성향 정당이 근래에 한 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인 광진을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부터 터를 잡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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