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치국 확대회의·중앙보고대회에 안나와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중요한 정치 행사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이상설이 제기된다.김 상임위원장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인 점으로 미뤄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상임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불참했다.
정치국 확대회의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회의로, 김정은 시대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조선중앙통신은 관련 보도에서 김 상임위원장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에서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와 같이 중요한 정치 행사에 국가수반인 김 상임위원장이 나오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그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최룡해 당 비서와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불참은 더욱 이례적이다.
김 상임위원장은 장성택의 숙청을 결정한 2013년 12월 8일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자신의 위상에 걸맞게 김정은 제1위원장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
김 상임위원장은 지난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기념 중앙보고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8년 이후 해마다 김 위원장 생일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보고자로 나와 긴 연설을 했던 그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중앙보고대회에서는 최룡해 비서가 보고를 맡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북한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그와 면담한 이후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8일 이슬람국가(IS)의 이집트 콥트교도 집단 참수 사건에 대해 이집트에 위로 전문을 보내는 등 직무에 따른 일상적인 업무는 여전히 하고 있다.
올해 87세인 김 상임위원장이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퇴진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북한의 원로로서 정치적으로는 상징적 존재에 머물러왔기 때문에 그가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갈등보다는 건강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당 국제담당 비서와 정무원(오늘의 내각) 외교부장을 역임한 정통 외무관료 출신으로, 1998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라 17년째 자리를 지켜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