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문창극, 선택의 갈림길 선듯

‘고립무원’ 문창극, 선택의 갈림길 선듯

입력 2014-06-18 00:00
업데이트 2014-06-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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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8일 기다림이냐, 거취정리냐라는 갈림길에 선 듯한 분위기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의 국회 제출시점을 멀찌감치인 귀국일(21일)후로 미뤄놨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에게 좋은 소식은 적어도 자신의 거취는 임명권자에 의해 주말까지는 확실한 보장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쁜 소식은 갑자기 주어진 시간이 문 후보자에게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고통과 번민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애초 계획을 바꿔 임명동의안을 재가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 그대로 둠으로써 문 후보자는 외견상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게 됐다. 처음부터 등을 돌린 야당에는 기댈 언덕이 아예 없고, 그나마 의지가 됐던 새누리당도 응원과 후원의 손길을 빠른 속도로 거두어들이고 있어서다.

결정적인 대목은 “귀국후 재가를 검토하겠다”는 대통령 입장의 디테일에 있어 보인다. “재가하겠다”가 아니라 “검토하겠다”는 얘기는 할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선택의 문제다.

결국 박 대통령은 귀국시점에 국내에서 조성된 여론과 집권여당의 의견, 야당의 분위기 등을 종합해서 재가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여론의 급반전이 없다면 문 후보자에게 우호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 후보자 입장에서는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방법을 통해 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심을 하게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안대희 전 후보자가 취했던 방식이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여권의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렇듯 상황은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일단 문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준비단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의 입장은 전혀 변한게 없는 것으로 안다. 오후 내내 각종 국정 현안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며 ‘예비총리 수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9시께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 출근할 때도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취재진에 “아쉽다. 저도 1 대 1 된 것은 라디오로 (들어서) 안다”며 출근 직전 끝난 한국 대표팀과 러시아의 월드컵 1차전 얘기를 건네기도 했다.

전날 퇴근할 때 “사퇴할 생각이 현재까지는 없다”며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처럼 이날 아침에도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적극 해명했다.

지난 2006년 자신이 쓴 칼럼에서 “독도에 현실적 위험이 없다”고 쓴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며 “제가 직접 독도를 간 적이 있고, 그때도 이것은 분명히 우리 땅이고 독도가 있어 우리의 동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썼다”며 “여러분도 한번 그런 것을 읽어보고 질문해달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박 대통령의 재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까지 아직 소식을 못 들어서, 제가 어제 퇴근하는 그 상황 이외의 진전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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