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내치 안정 위해 ‘사상전’ 총력

北 김정은, 내치 안정 위해 ‘사상전’ 총력

입력 2014-02-26 00:00
업데이트 2014-02-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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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종파’에 선전선동부문 간부 책임 지적… 유일영도·자력갱생·자본주의 독소 청산 강화 강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으로 흐트러진 사회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직접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25일 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선전선동부문 간부 대회)에서 ‘혁명적인 사상공세로 최후승리를 앞당겨 나가자’ 제목의 육성연설을 통해 ▲현대판 종파 여독 청산과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자력갱생 ▲자본주의 독소 청산 등의 과업을 제시했다.

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체제 안정을 위한 대내외정책을 밝힌 연장선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장성택 여독’을 뿌리 뽑고 내치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상일꾼대회가 8회째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우리 당 역사에서 전례없는 규모로 소집됐다”고 밝힌 데서도 이번 대회의 비중을 읽을 수 있다.

우선 김 제1위원장은 장성택을 ‘현대판 종파’로 규정하면서 당 선전선동부문 간부들을 비판하고 유일 영도체계 확립을 위한 ‘사상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그는 당조직들이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을 말로만, 문서로만 형식적으로 하면서 “실제 당안에서 현대판 종파가 발생한 것을 미연에 적발분쇄하지 못했다”며 이런 종파가 당안에서 나타난 것에 사상일꾼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선전선동부문 간부들의 역할이 크지 못한 것을 시사한 대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이어 “사상투쟁을 계속 고조시켜 온갖 잡사상·잡귀신들이 우리 내부에 발붙일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 장성택 여독 청산 차원에서 자아비판 및 상호 비판회의 등 주민 통제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장성택과 그 세력을 겨냥해 “사상사업에서 특수를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수한 단위일수록 사상사업을 더 강도높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단위는 노동당과 군 등 힘있는 조직의 직속기관이나 군수공업부문 같은 북한 체제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관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2인자였던 장성택과 그 심복들이 관장했던 기관은 모두 특수기관에 포함된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은 마식령 스키장을 1년여 만에 건설한 “인민군대의 현장정치사업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기 위한 사상전의 훌륭한 모범”이라며 군을 치켜세웠다.

노동당 선전선동간부들을 비판하면서도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자 장성택 숙청에 앞장선 최룡해와 군부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최룡해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신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제1위원장은 특히 신년사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던 자력갱생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 역사를 쥐여짜면(한마디로 요약하면) 자력갱생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며 “과학기술이라는 기관차를 앞세우고 나가는 자력갱생의 대진군을 벌이는데…선전선동교양의 힘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당이 최근에 농업과 과학기술 발전을 ‘사회주의수호전의 전초선’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 숙청 이후 미국과 중국까지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고립 속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해 농업과 과학기술을 앞세운 자력갱생 방안을 다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아울러 ‘비사회주의와 자본주의 퇴폐문화 청산’을 특별히 강조, 북한이 앞으로 한류를 비롯한 외부문물을 통제하는데 총력전을 펼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지난 40년간 북한 체제의 2인자로 활약했던 장성택 여독을 완전히 뿌리뽑기 위한 대대적인 사상교육과 통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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