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00명 남짓한 카타르에 한인회 2개 생긴 사연

한인 100명 남짓한 카타르에 한인회 2개 생긴 사연

입력 2013-05-05 00:00
업데이트 2013-05-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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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 100여 명에 불과한 카타르에서 2개의 한인회가 구성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 한인회장 선거였다. 이말재 한인회장과 유용운 씨 2명이 입후보한 선거는 유씨가 “이 회장은 카타르에 거주 신고를 한 지 5년이 되지 않아 출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 회장 측은 2005년 재외국민 등록을 했고 실거주는 18년이라고 반박했지만 유씨는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거인 명부 확인 등 선거 준비를 위한 임시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카타르 한인회는 유씨가 빠진 이사회에서 회원 직접선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이사 표결로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3일 뒤인 3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참석 이사 11명 가운데 7표를 얻은 이말재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유씨는 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했으나 기권했고 표를 얻지 못했다.

나중에 유씨는 “후보자 등록까지 마친 상황에서 선거 방식을 한인회원 직접선거에서 이사 간접선거로 바꾼 것은 불법”이라며 “현 회장이 임명한 이사들이 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담은 이메일을 인근 한인회와 주카타르 대사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등에 보내 이번 선거를 무효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기종 카타르 주재 대사가 이 회장과 유씨 등을 만나 중재를 시도했으나 유씨는 중재안을 거부하고 이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 회장이 사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자 유씨는 지난달 26일 도하의 한 호텔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 4명 등과 함께 별도의 한인회를 세웠다.

카타르에는 5명의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기존 한인회와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인회장 선거 갈등이 카타르 한인 사회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 사태와 관련해 카타르 한인회가 속한 아프리카·중동 한인회 총연합회는 “현 한인회장이 회칙에 따라 선출됐으므로 기존 한인회를 공식적인 한인회로 인정한다”고 밝힌 상태다.

카타르 한인회 측은 “유씨는 입후보 직후부터 불법선거라고 주장하며 선거 준비에 협조하지 않아 한인회원 모두 참여하는 선거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회칙에는 회원 직접선거를 할 수 없으면 이사회에서 간접선거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고 한국의 유력 로펌에 의뢰해 이 선거가 적법하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카타르에는 공사현장 근로자, 승무원 등 유동인구가 많지만 실제로 거주하는 한인은 많지 않다”면서 “동포 간에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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