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에 1년간 변화의 바람 일으켜..”홍보맨으로 복귀”

‘보수정당’ 새누리당에 지난 1년간 개혁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27일 당을 떠났다.

조 본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직을 알리고 자신의 본업인 홍보전문가로 되돌아갔다.

지난 1월5일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당시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홍보기획본부장에 임명된 조 본부장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등의 광고 카피로 유명했던 그는 검은 점퍼 차림에 머플러를 두르고,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른 채 취임 기자회견에 임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한나라당이 미쳐야 변한다” 등의 튀는 발언으로 눈길을 모았던 그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정할 때나 당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꿀 때 거친 반발에 부딪혔다.

그가 제안한 당명에 대해 의원들은 “강아지 이름같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 등 거부감을 표했고, 빨간색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빨간색은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공포다” 등의 이유를 들면서 거세게 반대했다.

하지만 조 본부장이 제안한 당명이나 당색은 지금은 대통령 당선인이 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문가의 말을 듣는 게 좋겠다”고 설득하면서 모두 수용됐다.

조 본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문가의 영역이 정치 쪽에서는 보잘것 없었는데 박 당선인은 전문가 영역을 존중하는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개발, 대선 승리의 공신이 됐지만 조 본부장은 홍보인으로의 복귀를 선택했다.

그는 “정치인으로 남는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내 역할을 다했으니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치 쪽에서는 자질이 떨어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홍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당사를 떠난 그는 “제 인생에 가장 뜨겁고 행복한 1년이었다”며 “지난 30년간 제 직업에 자부심을 가졌지만 회의적 삶도 살았는데 그런 저에게 새누리당은 전문가의 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 길임을 세상에 알려줬고, 커다란 자긍심을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