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방사청장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노대래 방사청장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입력 2011-08-24 00:00
업데이트 2011-08-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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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개입 차단 위해 동료평가제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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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래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24일 방사청 직원이 군납업체의 원가를 높여주고 금품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라고 밝혔다.

노 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직원 수뢰사건을 접하고 나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방사청장으로 부임해서 밤잠 안 자고 업무혁신에 매진해왔는데 문제의 그 직원은 조용하고 치밀하게 비리를 저질렀다”면서 그같이 심정을 피력했다.

그는 “장병 의식주를 대상으로 한 비리는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언론인터뷰에서 수차례 밝혔는데 국민의 지금 심정은 어떨까?”라면서 “품 안의 도둑도 못 잡으면서 비리척결이라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하지 않을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청장은 “비리에 가담한 직원은 이 직장을 떠나겠다는 사전 약속이 필요하다. 비리 직원과 함께 근무하는 동료는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불량직원 때문에 명예의 실추, 심리적 위축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해 심리적 충격이 컸음을 시사했다.

그는 “문제 소지가 있는 직원을 조기에 인지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있는 업무에서 격리하는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동료평가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각자 상하위 5명 정도씩 적어 내도록 해서 상하의 ‘직무경력 경로’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대책을 제시했다.



이에 방사청 관계자는 “노 청장이 조달청장으로 있을 때 직위를 빨강, 노랑, 파란색으로 표시한 뒤 비리 개연성이 있는 사람은 빨간색 표시 직위에 임명하지 않은 경험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 청장은 “무조건 감싸는 문화, 문제를 적시하지 않는 보고 태도, 위험인물이나 기피인물을 식별해내지 못하는 직장문화, 조직의 발전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의 안위에만 급급한 행태가 오늘을 잉태했다”면서 방사청의 조직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 청장은 “방사청은 이제 새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오늘 같은 외부 충격에도 변하지 않는다면 버림받은 탕아가 될 수 있다. 아직 변화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방사청 ‘원가회계검증단’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모 씨가 납품 원가를 높여주는 대가로 A업체로부터 5천만원을 받았다며 체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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