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현대차 세일즈맨 됐다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현대차 세일즈맨 됐다

입력 2011-07-10 00:00
업데이트 2011-07-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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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브르셀라시에 “정상 비결은 연습과 노력뿐”

“마라톤 선수로 세계 정상을 지키는 비결은 바로 한국이 성실하게 일해 경제성장을 이룬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씨는 지난달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시내 중심가에 ‘마라톤 모터스’라는 이름으로 8층짜리 현대차 에티오피아 대리점을 신축했다.

2009년 현대차 대리점 계약을 한 게브르셀라시에씨는 지난해 처음 100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200대를 팔아 도요타 판매량을 추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자신의 기록을 27초 단축한 2시간3분59초로 우승했고, 아직 이 기록은 세계 기록으로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9일 아디스아바바 도심의 현대차 대리점 건물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비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하고 단순하다”며 “목표를 향해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보며 사람들이 놀랍다고 말한다”며 “현대차, 아니 한국처럼 열심히 일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디스아바바 교외에 있는 집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시간씩 약 20km를 달리며 출퇴근을 겸해 연습을 한다고 밝힌 후 “대회 우승을 갈망하고, 기록 경신에 도전하며 열정을 갖는다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16세에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199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5km와 10km 종목에서 각각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며 “이래저래 한국과 인연이 깊다”고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10km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첫 올림픽 월계관을 노린다.

38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작년 두바이 마라톤에서 2시간6분9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9월 베를린 마라톤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소탈한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는 한국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선 소주도 한두잔씩 마시며 어울린다고 현대차 현지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그는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며, 정부 각료들은 그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다.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즉답을 피한 후 “내가 해야 할 일을, 책임져야 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순리”라며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오랜 교류의 역사가 있고 특히 한국 대학생들로 구성된 ‘해피 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의 활동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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