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여당 의원이 낫지” vs “한번쯤 바꿔야 하지 않나”

“힘있는 여당 의원이 낫지” vs “한번쯤 바꿔야 하지 않나”

입력 2011-04-08 00:00
업데이트 2011-04-0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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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빅매치 분당을 유권자 속내는…

처음에는 몇명쯤 만났는지 세지 않았다. 거리에 나서기 전만 해도 민심을 듣는 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림잡아 100명을 넘게 만났다.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은 탓이다. 70~80%가 내놓은 답변은 “선거에 관심 없다.”로 요약된다. 나머지 20~30%의 적극적 의사 표시층도 ‘십인십색’ 형국이다. 4·27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리에서 확인한 민심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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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현직 대표들의 출마로 4·27 재·보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 성남 분당을. 7일 오전 분당선 지하철 수내역에서 주민들이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여야 전·현직 대표들의 출마로 4·27 재·보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 성남 분당을. 7일 오전 분당선 지하철 수내역에서 주민들이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나는 지지 세력”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전재인(71·분당동)씨는 “이 나이쯤 되면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는 게 아니다. 이념적·정서적으로 한나라당이 잘 맞는다. 미우나 고우나 한나라당”이라면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분당에서 15년쯤 살았다는데 분당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고 평가했다.

성남대로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인세환(37·서현동)씨도 “지금 야당 소속 성남시장을 보면 힘이 없는 것 같다. 재개발·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은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면 힘 있는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면서 “물론 평판만 놓고 보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낫지만, 지역 현안을 감안해 강 전 대표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하철 분당선 정자역 주변에서 만난 이모(23·서현동)씨는 “최근 부모님과 선거 문제로 얘기를 나눴다. 한나라당이 계속 선거에서 이겼는데, 한번쯤 바꿔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더구나 민주당 대표가 우리 지역에 나선 만큼 당연히 한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과 직장이 모두 분당이라는 최모(35·구미동)씨는 “강 전 대표든 손 대표든 정치 거물들이라는데 누가 되든 지역 문제에 매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정부와 여당이 국정 운영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손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안티 세력”

정자동 로데오 거리를 지나던 이모(43·여·정자동)씨는 “손 대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본 적 있다. 이미지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그 뒤로 당을 옮겨 실망했다.”면서 “앞으로 분당을 위해 지조를 지킬 것이라고 어떻게 믿고 투표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신동주(68·분당동)씨도 “손 대표는 당을 옮기고 지역구도 왔다 갔다 하는 뜨내기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좀 지역성이 있어야 하는데, 분당에 무슨 연고가 있나.”라면서 “야당 대표쯤 되면 선동할 게 아니라 민심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이런 면도 부족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화를 나눈 최은정(36·여·미금동)씨는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키고, 국책사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오만함을 심판하고 싶고, 인물 면에서도 강 전 대표보다는 손 대표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정자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48)씨는 “장사는 안되는데 물가가 오르니 건물주는 가겟세를 올려달라고 한다. 장사를 못할 지경”이라면서 “매번 한나라당 찍었는데 해준 게 뭐가 있느냐. 누굴 찍어서 나아져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는 부동층·혐오층”

아파트단지의 상가에서 만난 장모(45·여·수내동)씨는 “인물만 놓고 보면 강재섭보다는 손학규가 낫다. 반면 정당 선호도는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다. 때문에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서울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투표소에 제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을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김모(56·구미동)씨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을 각각 찍었다. 찍어 놓고 보면 하는 짓은 모두 똑같아 후회하기 마련”이라면서 “정치 문제에는 무관심이 상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남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04-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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