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청문보고서 채택 공방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시작부터 치열했다. 청문회 때 불출석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 증인들을 고발하기 위한 증인 수 선정에서 야당은 이인규(전 대검 중수부장) 변호사 등 6명 전원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동행명령서를 발부받은 3명으로 한정해야 한다며 버텼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8/28/SSI_201008280124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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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어젯밤 10시에 의원실로 심사경과보고서가 왔는데 279쪽이나 된다. 이게 무슨 대하소설이라도 되면 재미있겠는데…. 임시회의록까지 합치면 800쪽이 넘는다. 사상 최대다.”라며 김 후보자의 각종 의혹 제기가 많음을 상기시켰다.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박연차 게이트’ 관련 자료 제출이 부실했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고, 채택 연기를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 이 위원장은 오전 11시54분쯤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했다. 이 위원장이 “상정은 당연한 절차다. 일단 상정은 해야겠다.”며 의사봉을 한 차례 두드렸다. 두 번째 두드리려던 순간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논의를 더 해야 한다.”며 이 위원장의 손을 잡았고, 주변의 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 위원장은 오후에 회의를 속개하기로 하고 한 발 물러섰다.
야 3당 위원 6명 전원은 “날치기 상정, 통과를 막아야 한다.”며 밥을 걸러 가며 회의장을 지켰다. 회의는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 열렸다가 20분 만에 국회 본회의를 이유로 다시 정회됐다가 자연 산회됐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0-08-28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