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품백 건넨 최재영 목사 다음주 소환 예정
직무관련성 입증해야…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 없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도 관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순방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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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를 오는 13일 소환할 예정이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전달하면서 이를 몰래 촬영해 주거침입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오는 20일에는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최 목사를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의 고발인 조사 진행 이후 사건 관련인들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2주년 기자회견’에서 특검에 앞서 일단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달라고 밝히면서 검찰의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일축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검찰이 해당 사안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데 대해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언급하는 것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따로 언급하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신속 수사 지시…검사 3명 추가 투입김 여사에 대한 명품백 수사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검사 3명(범죄수익환수부·반부패3부·공정거래조사부 각 1명)이 추가 투입됐다. 그러나 관련 고발장이 접수된 지 5개월만에 시작된 수사를 두고 야당에서는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에서조차 “이 총장의 독단 행보가 아닌가”라는 의심이 흘러나왔지만 윤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면서 당분간 이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르면 검찰이 이 달 안에 김 여사를 소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과 윤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을 입증해야 한다. 서울의소리 측은 윤 대통령이 통일운동가인 최 목사를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권한이 있는 만큼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이 설사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김 여사가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직무와 관련해 배우자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 본인을 처벌하는 규정만 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뒤 제대로 신고했는지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사건은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서 맡고 있다. 검찰은 오는 7월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2심 재판 결과를 보고 향후 수사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큰 사건인 만큼 관련 조사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명품백 수사와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관련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기다려달라고 밝혔음에도 야당은 6월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을 재발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라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로:맨스]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