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9일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마드리드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 법원이 아내 베고냐 고메스에 대해 영향력 남용 및 부패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무 중단을 알렸다.
총리는 아내에 대한 조사가 극우 노동조합 마노스 림피아스(깨끗한 손)의 불만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아침 펠리페 국왕을 만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과 가족이 견뎌야 했던 공격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주말 자신의 사임을 반대하며 마드리드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오늘 아침 국가 원수에게 말했듯이 나는 스페인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며 가능하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2023년 나토 정상회의에 부인 베고냐 고메스(왼쪽)와 참석한 모습. 빌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주말인 27일 산체스 총리가 소속한 사회노동당(PSOE) 마드리드 당사 앞에선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여 근거 없는 공격에 물러서선 안 된다며 총리직 유지를 촉구했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총리의 아내 고메스가 직접 운영하는 대학 석사 학위 과정의 후원자를 확보하기 위해 총리의 아내로서 가진 영향력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스페인 시위대가 27일 총리의 사임을 반대하며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소속한 사회노동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드리드 EPA 연합뉴스
한편 보수 가톨릭 단체가 고메즈를 영향력 행사 혐의로 형사 고발했으나, 마드리드 검찰은 법원에 총리 부인에 대한 예비 부패 조사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8년부터 스페인 총리직을 맡고 있는 산체스 총리는 지난해 7월 조기 총선에서 국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줬으나 동맹 세력인 좌파연합 수마르,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들의 지지를 얻어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