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63㎞ 만들어 샛길 없앤다

북한산 둘레길 63㎞ 만들어 샛길 없앤다

입력 2010-05-31 00:00
업데이트 2010-05-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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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이 등산객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한산을 찾는 탐방객은 한 해 865만 3000명(지난해 기준)으로 국립공원 전체 탐방객의 25%를 차지한다. 30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북한산의 지정된 등산로는 75개 165㎞지만, 샛길은 365개 222㎞에 달한다. 수도 서울 가까운 곳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자랑할 만한 자연자산이다. 공단은 시름하는 북한산을 지키기 위해 둘레길 조성과 탐방문화 개선 캠페인 등 보전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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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시범 조성된 둘레길은 3.4㎞로 공원관리 사무실이 있는 수유분소에서부터 보광사를 거쳐 우이동 솔밭공원으로 이어진다. 둘레길을 찾은 탐방객들이 우이동 대동교 옆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산에 시범 조성된 둘레길은 3.4㎞로 공원관리 사무실이 있는 수유분소에서부터 보광사를 거쳐 우이동 솔밭공원으로 이어진다. 둘레길을 찾은 탐방객들이 우이동 대동교 옆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탐방문화 수직에서 수평으로 전환 유도

북한산 탐방객들은 대다수가 산기슭을 타고 백운대나 인수봉, 만경대 정상까지 올라가는 노선을 택한다. 많은 탐방객들이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니 수많은 샛길이 생겨났다.

공단은 이 같은 수직탐방 문화를 바꾸기 위해 2012년까지 북한산 저지대 주변에 둘레길 63㎞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13개 구간으로 이루어지는 둘레길은 산림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올해 초 북한산공원 관리사무실인 수유분소에서 보광사를 거쳐 우이동 솔밭공원으로 이어지는 3.4㎞ 시범구간이 조성돼 개방됐다. 순례길로 이름 붙여진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은 많은 사람이 찾아 새로운 탐방문화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개방된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을 둘러보기 위해 수유리 공원관리 분소를 찾았다. 둘레길은 웅장한 북한산 밑동에 소로를 따라 만들어졌다. 코스마다 지루함을 덜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정표들도 눈길을 끈다. 흙길과 나무계단, 때론 돌계단과 밧줄도 만나게 된다. 숲과 나무 한 그루도 다치지 않고 꾸불꾸불 이어진 오솔길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마저 느끼게 한다. 산속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개울물 소리는 잠시 지친 발걸음을 멈춰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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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이어주는 아치형 나무다리도 있다. 대동교라고 이름 지은 교각은 주변 경치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했다. 특히 수유계곡에서는 소나무 가지 등으로 엮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섶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 위를 걷다 보면 산골마을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둘레길에 쉼터·체육시설·야영장 조성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을 탐방하려면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강북 1번)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종점까지 10여분 걸린다. 종점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 수유분소를 조금 지나면 순례길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우이동 솔밭공원까지 이어진다. 둘레길 3.4㎞ 시범구간을 걷는 데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공단은 수유리 순례길 시범구간을 포함, 서울 북쪽 북한산 외곽을 도는 둘레길 38㎞를 오는 7월 말까지 조성해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 길은 김신조 루트로 묶여 지난해 41년 만에 개방된 우이령길에서부터 시작돼 정릉∼평창동∼은평뉴타운∼북한산성~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거쳐 다시 우이령길로 이어진다.

둘레길에는 탐방 안내소를 비롯해 쉼터, 체육시설, 장애인 산책로, 야영장 등 탐방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2012년까지 경기 고양·의정부·양주시 관내 북한산 25㎞ 구간에도 둘레길을 추가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산국립공원을 에워싸는 총 63㎞의 둘레길이 완성된다. 사업비는 1차 사업에 40억원, 총 300억원이 들며 모두 공단에서 부담하게 된다.

북한산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탐방객 분산과 무분별하게 생긴 샛길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둘레길 조성사업은 탐방문화 개선과 샛길을 봉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북한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1차로 진행되는 38㎞ 둘레길이 완성되면 365개의 샛길 가운데 162개는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0-05-3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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