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영공 지킨 F-4 팬텀, 고별 국토순례 비행

55년간 영공 지킨 F-4 팬텀, 고별 국토순례 비행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4-05-13 00:42
수정 2024-05-1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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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편대’ 새달 7일 퇴역

방위성금으로 구매한 F-4D 5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명칭 붙여 줘
4대 수원 이륙, 동해 등 3시간 날아
‘후배 전투기’ F-15K, KF-21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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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퇴역식을 앞두고 지난 9일 49년 만에 국토 순례 비행을 실시한 F-4E 팬텀 ‘필승편대’가 한국 중공업의 메카인 울산 상공을 지나고 있다.  공군 제공
다음달 퇴역식을 앞두고 지난 9일 49년 만에 국토 순례 비행을 실시한 F-4E 팬텀 ‘필승편대’가 한국 중공업의 메카인 울산 상공을 지나고 있다.
공군 제공
대한민국 영공을 55년간 지켜 온 F-4 팬텀이 다음달 퇴역식을 앞두고 지난 9일 49년 만의 고별 국토 순례 비행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공군이 12일 밝혔다.

이번 비행에 나선 제10전투비행단 제153전투비행대대 소속 F-4E 4기는 ‘필승편대’로 불렸다. 1975년 안보 위기가 현실화하자 국민이 모은 방위성금 163억원 가운데 71억원으로 구매한 F-4D 5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붙여 준 필승편대 이름을 물려받은 것이다. 당시 F-4D 필승편대는 전국 12개 도시 상공을 순회 비행하며 국민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전투기 4대 중 2대에는 한국 공군 팬텀의 과거 도색이었던 정글 위장 무늬와 연회색을 복원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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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2월 방위성금 헌납기 F-4D 필승편대가 국민 성원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순회 비행하는 모습. 공군 제공
1975년 12월 방위성금 헌납기 F-4D 필승편대가 국민 성원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순회 비행하는 모습.
공군 제공
편대는 모(母)기지인 수원공군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상공을 역 V자 모양인 ‘핑거팁’ 대형으로 편대비행했다. 촬영을 위해 F-15K 2대도 합류했다.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캠프 험프리스가 있는 평택, 독립기념관이 있는 천안 상공을 날아 공군의 핵심 기지인 충주·청주 상공을 통과하고 동해안을 따라 남하했다.

편대는 한국 중공업과 무역 성장을 이끈 포항, 울산, 부산, 거제를 지나 ‘팬텀의 고향’ 대구기지에서 재급유했다. 대구기지는 1969년 7월 미국이 공여한 F-4D 인수식이 열린 곳으로 한국은 당대 세계 최강 전투기였던 F-4D의 네 번째 운용국이 되면서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할 수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위치한 사천 하늘에서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2대가 합류해 한국 공군의 세대교체를 기념했다. 한국 전투기의 과거(F-4E)와 현재(F-15K), 미래(KF-21)가 다 함께 비행한 것이다. KF-21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에서 ‘대선배’ 팬텀의 노고와 활약에 경의를 표한 뒤 복귀했다. 필승편대는 가거도, 군산 등을 거쳐 3시간여의 국토 순례 비행을 마치고 수원기지로 복귀했다.

비행에 참여한 제10전투비행단 제153전투비행대대 박종헌(36) 소령은 “국민 성금으로 날아올랐던 필승편대의 조국 수호 의지는 불멸의 도깨비 팬텀이 퇴역한 뒤에도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팬텀은 1969년 도입된 뒤 1994년 KF-16 전력화 전까지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지금은 F-4E 10여대만 남았다. 팬텀의 퇴역식은 다음달 7일 수원기지에서 열린다.
2024-05-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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