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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여성부 폐지하고 그 자리에 ‘도덕 경찰’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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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9-18 12:45 국제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기존 여성부 건물 간판 내리고 ‘권선징악부’ 현판
과거 샤리아 엄격 집행하던 도덕경찰 담당 부처
“정부 부처 내 여직원 출근금지…여성 고용 배제”
중고교 남학생 등교만 허용…“남교사만 출근하라”

여성부 철폐하고 ‘도덕경찰’ 부활한 탈레반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기존 여성부 건물 간판이 내려지고 대신에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 현판이 내걸렸다. ‘권선징악부’는 과거 탈레반 집권기에 엄격한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집행하던 ‘도덕 경찰’을 관장하던 부처다. 2021.9.17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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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부 철폐하고 ‘도덕경찰’ 부활한 탈레반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기존 여성부 건물 간판이 내려지고 대신에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 현판이 내걸렸다. ‘권선징악부’는 과거 탈레반 집권기에 엄격한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집행하던 ‘도덕 경찰’을 관장하던 부처다. 2021.9.17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20년 만에 다시 장악한 탈레반의 과도정부가 이전 정부의 여성부를 철폐한 자리에 ‘도덕 경찰’을 부활시켰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는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존 여성부 건물의 간판 자리에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Prayer and Guidance and the Promotion of Virtue and Prevention of Vice) 현판을 내걸었다.

이른바 권선징악부는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에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해석해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하던 수단인 ‘도덕 경찰’을 담당하던 부처다.

당시 탈레반 통치 하에서 TV는 물론 음악 등 오락이 금지됐고, 물건을 훔친 자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은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부르카 입은 아프간 여성 미군이 완전 철수한 다음날 1일(현지시간) 부르카를 입은 아프간 여성들이 카불 와지르 아크바르 칸 병원 근처를 걷고 있다. 2021.9.1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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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카 입은 아프간 여성
미군이 완전 철수한 다음날 1일(현지시간) 부르카를 입은 아프간 여성들이 카불 와지르 아크바르 칸 병원 근처를 걷고 있다. 2021.9.1
AFP 연합뉴스

여성은 교육과 취업은커녕 남성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는 등 극도로 제한된 삶을 살아야 했다.

여성부가 폐쇄되면서 이 부처에 근무하던 여성 직원들의 건물 출입도 금지됐다.

여직원들은 로이터통신에 지난 몇 주 동안 업무에 복귀하려고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한 여직원은 “내가 홀로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며 직장이 없어지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탈레반이 발표한 과도정부 내각 명단에 이미 권선징악부 장관 대행이 포함돼 있는 대신 여성부 장관은 빠져 있었지만, 탈레반이 여성부 철폐 여부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다.

앞서 탈레반 고위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샤리아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한 지붕 아래 같이 있을 수 없다”며 “그들(여성)이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여성 고용 배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성 금지가 언론이나 은행 등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며, 집 밖에서 남성과 여성의 접촉은 병원 진료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구분 위해 강의실 가운데 커튼 친 아프간 대학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아비센나 대학에서 남녀 학생 구분을 위해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친 모습.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한 이후 가을 학기 개강이 다가오자 각 대학에는 남녀를 구분하라는 지침이 등장했다. 2021-09-07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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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구분 위해 강의실 가운데 커튼 친 아프간 대학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아비센나 대학에서 남녀 학생 구분을 위해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친 모습.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한 이후 가을 학기 개강이 다가오자 각 대학에는 남녀를 구분하라는 지침이 등장했다. 2021-09-07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 탈레반은 여대생의 등교를 허용하면서도 남녀가 따로 강의를 듣도록 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커튼으로 남학생과 여학생 좌석을 분리했다. 또 여학생은 여성 교원에게서만 교육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교원 수급이 어려우면 ‘노인 남성’ 교원에 한해 여학생의 출석을 허용했다.

심지어 이날 과도정부는 중등교육(7~12학년) 재개 방침을 발표하면서 남학생의 등교와 남교사의 출근만 허용했고, 여학생과 여교사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탈레반 장악 이전 수업 받는 여학생들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지역의 한 학교의 여학생들이 수업 중 손을 들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인 지난 6월 8일 촬영된 사진으로 8월 탈레반 집권 직후 내려진 휴교령 이후 9월 현재까지 아프간 내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2021.9.18  EPA 연합뉴스

▲ 탈레반 장악 이전 수업 받는 여학생들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지역의 한 학교의 여학생들이 수업 중 손을 들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인 지난 6월 8일 촬영된 사진으로 8월 탈레반 집권 직후 내려진 휴교령 이후 9월 현재까지 아프간 내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2021.9.18
EPA 연합뉴스

중등학교의 여학생 등교를 허용하지 않는 방침이 이대로 유지되면 결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여학생은 거의 없어지는 셈이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과거 통치 때와 달리 이슬람 율법 하에서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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