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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부동산 내역 첫 공개… 아파트·병원 등 5171개 보유

교황청 부동산 내역 첫 공개… 아파트·병원 등 5171개 보유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7-25 17:56
업데이트 2021-07-2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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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4051개·해외 1120개 소유
교황, 자산 공개 통해 의혹 정면돌파

로마의 교황청이 부동산 내역을 공개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교황청 산하 교회자산관리처(APSA)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황청은 전 세계 대사관을 제외하고 모두 5171개의 부동산 물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에 4051개, 해외에 약 1120개였다.

이탈리아 내 교황청 부동산의 40%는 학교·수도원·병원 등 기관 건물이었다. 나머지는 아파트·주택·상가 등으로 주거용은 대부분 교황청 직원들에게 시세보다 낮게 임대하고 있었고 14%는 시세대로 임대됐다. 해외 부동산은 런던·파리·제네바·로잔 등에 투자용으로 사들인 건물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 보유 현황은 자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로 공개된 것이며, 교황청의 유력자 안젤로 베치우 추기경 등 10명이 횡령·사기·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이달 초 기소된 사건이 이번 일의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베치우 추기경의 주도로 교황청은 2014년 런던의 부촌 사우스켄싱턴에 있는 한 고급 주상복합 건물을 매입한 것 등 5년에 걸쳐 이 지역 부동산에 모두 3억 5000만 유로(약 4740억원)를 투자했는데,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시세보다 훨씬 많은 수백억원대 수수료가 지급되는 등 불투명한 자금 집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물의 가격마저 하락해 큰 손실을 내면서 전 세계 신도들의 헌금을 엉뚱하게 썼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었고, 바티칸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었다.

교황은 지난해 급여 지급·구매부터 인력 관리, 부동산 관리, 투자 등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APSA를 출범시켰고, 국무성이 갖고 있던 자금 통제권을 박탈해 압사로 이관했다. 이번 부동산 현황 공개도 27일 첫 관련 재판이 열리기 직전에 이뤄졌다. 전례 없이 차트와 그래픽 등이 포함된 APSA의 50쪽짜리 보고서에는 교황청 통합재무제표와 예산 등도 자세히 공개됐다. 교황청은 2020년 6480만 유로(약 8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주 수입원인 바티칸박물관 입장료 수익이 코로나19로 줄어든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07-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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