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죠...푸틴 오래 못가”

최영미 시인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죠...푸틴 오래 못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2-03-21 17:08
수정 2022-04-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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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최치원,소동파 등 동서고금 명시 50편 소개
“젊은 세대 읽었으면 하는 시 소개 하고자”
‘안녕 내 사랑’ 우크라이나 상황과 와닿아
김시습 등 불우한 지식인들의 시 알리고파

최영미 시인은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세대가 읽었으면 하는 시를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영미 시인은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세대가 읽었으면 하는 시를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중들에게 약간 어려워보여도 젊은 세대가 읽었으면 하는 시들을 소개하고자 했어요. 옛 시에는 역사가 담겨 있고 시간과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저도 시를 통해 통찰력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및 지혜를 길렀던 것 같습니다.”

베스트셀러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로 유명한 최영미(61) 시인이 자신이 직접 엮어 해설을 붙인 시선집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이미출판사)을 출간했다.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시인은 “이 책은 제가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한 일간지에서 연재한 시 컬럼을 엮은 이번 시선집에는 길가메시 서사시와 고대 그리스의 사포, 소동파, 최치원, 정약용, 김영순, 문정희, 셰익스피어 등 동서고금의 명시 50편이 수록됐다.

시선집 제목이 된 ‘안녕 내 사랑’(Bella Ciao)은 19세기 말 이탈리아 농부들의 노동요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싸우던 이탈리아 빨치산들의 저항 가요다. 최 시인은 “싸우러 나가면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못볼 수 있음을 암시하는 이 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선택한 작품”이라며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으며 내가 죽으면 묻어줄 사람이 있을까”라고 자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그는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의 ‘독을 품은 나무’를 소개하면서 “러시아 독재자 푸틴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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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책표지. 이미출판사 제공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책표지.
이미출판사 제공
최 시인은 신라 말기 최치원의 시 ‘곧은 길 가려거든’과 조선 초기 김시습의 ‘겨울 파리’,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의 ‘금산사에 걸려있는 내 초상화에 쓴 시’, ‘서림사의 벽에 쓴 시’를 특히 주목했다. 그는 “최치원이나 김시습 같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불우한 지식인들의 시를 알리고 싶었다”며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한 김시습의 원칙주의적 삶에 제 모습이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소동파의 ‘육신은 매이지 않은 배처럼 자유롭네’라는 시구가 좋았고, 소동파 시 하나를 소개하기 위해 작품들을 모두 찾아읽었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시를 사랑했다는 최 시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쇼핑하듯 읽는 풍조가 있어 북큐레이터라는 것이 있지만 책은 남이 아닌 자신이 골라야 한다”며 시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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