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차갑게 해서 마셔야 좋다?

맥주는 차갑게 해서 마셔야 좋다?

입력 2011-02-26 00:00
업데이트 2011-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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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요리 】 해롤드 맥기 지음 백년후 펴냄

“정부가 비용을 댄 연구들에 의해 다량의 마블링이 결코 쇠고기의 연한 육질과 맛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마블링이 풍부한 ‘프라임’ 쇠고기의 지위는 끈질기게 유지됐으며 미국은 지방 밀도를 고기 품질의 주된 기준으로 삼는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가 되었다. 다른 두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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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 눈으로 추적한 음식 세계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이란 부제를 단 신간 ‘음식과 요리’(해롤드 맥기 지음, 이희건 옮김, 백년후 펴냄)에 나오는 내용이다. 부제만큼 내용도 방대해 1328쪽에 이르는 책은 백과사전을 방불케 한다. 저자는 ‘주방의 화학자’ ‘요리의 과학자’로 불리는 미국의 화학자다.

“한국의 김치는 밥이라는 다소 단조로운 맛을 가진 음식에 필수적으로 딸려 나오는 반찬이다./…/김치는 온전한 배추의 줄기와 잎사귀들을 매운 고추, 마늘, 갖가지 채소, 젓갈과 함께 발효시켜서 만든다. 사과, 배, 참외 등의 과일을 넣기도 한다. 비교적 많은 소금을 쓰며, 상당히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킨다.”

미국인이 썼지만 한국의 김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등장한다. 저자의 전공이 화학인 만큼 화학자의 눈으로 들여다본 음식의 세계가 설명된다.

●마블링은 美 소농장주 로비 결과

맥기는 화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바다 생물과 민물 생물의 맛은 왜 다른지, 열은 과일과 채소의 성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선살은 희고 연한데 왜 쇠고기는 붉고 질긴지 등을 설명해 준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음식 상식도 바로잡아 주는데 대표적인 예가 앞에서 예로 든 쇠고기에 촘촘히 박힌 지방을 뜻하는 마블링이다. 마블링은 흔히 맛있고 좋은 쇠고기의 표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마블링을 쇠고기의 등급 기준으로 삼은 것은 미국 소농장주협회의 로비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잘못된 음식 상식 바로잡아줘

또 미국 정부 자문위원들은 성인들에게 골다공증을 예방하고자 하루 1ℓ의 우유를 마실 것을 권장했지만 이러한 권고는 특정 음식에 대한 지나친 편중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맥주 온도에 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맥주를 얼음처럼 차갑게 해서 캔이나 병째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습관은 갈증을 없애 주는 가벼운 맥주면 괜찮지만 나름의 풍미를 가진 맥주들에는 온당치 않은 처사라는 게 맥기의 설명이다.

어떤 음식물이든 찰수록 풍미가 덜해진다는 것. 라거 맥주는 대개 냉장고 온도보다 좀 높은 10도 정도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윗면 발효한 에일은 서늘한 실내 온도인 10~15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미할 만한 맛을 지닌 맥주들은 유리잔에 따라 이산화탄소 일부를 날려 보내고, 까칠한 느낌을 완화시킨 뒤에 마시면 색깔과 거품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음식에 얽힌 역사 이야기도 흥미를 자아낸다. 영국 테이트갤러리를 만든 헨리 테이트는 과립형 설탕을 만드는 장치를 개발해 떼돈을 벌었으며 그 돈으로 미술품을 수집해 테이트갤러리를 열었다. 7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1-0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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