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은 지난 27~3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선’(27·29일)과 ‘몽유도원무’(28·30일)를 교차 공연했다. 2년여 전 함께 올랐던 작품인데 각각의 분량을 늘려 독립된 작품으로 선보였다.
‘신선’은 창작 집단 고블린파티의 지경민과 임진호가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현세의 걱정을 잊고 오로지 춤에 심취한 여덟 신선의 놀음을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인이 지닌 신명의 정서 중 술에 담긴 풍류를 한국무용 특유의 움직임에 접목해 기발하게 그려냈다.
‘신선’. 국립극장 제공
퍼커셔니스트 김현빈과 가야금 연주자 김민정 역시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작품에 잘 어우러지는 소리로 작품의 풍성함을 더했다. 몸으로 표현되기에 추상적이고 어려울 수 있지만 ‘신선’은 제목과는 달리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한바탕 술자리가 끝난 후 마지막에 보여준 반전 엔딩에서는 웃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몽유도원무’. 국립극장 제공
1447년에 그려진 오래된 그림이 현재의 무대에서 무용으로 재탄생하면서 당대 선비들이 꿈꾸었던 이상세계가 몽환적으로 표현됐다. 무대 위 화폭처럼 드리운 막 위로 그림자 된 무용수들의 몸짓이 첩첩이 쌓여 굽이진 산세를 만들었고 춤과 미디어아트·음악·무대·의상 등 무대 위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장면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냈다.
‘몽유도원무’. 국립극장 제공
지난해 9월 ‘온춤’을 시작으로 2023~24시즌을 시작한 국립무용단은 ‘신선’과 ‘몽유도원무’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국립무용단은 조만간 새 시즌 작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