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셰익스피어 연극 대전 ‘맥베스’
“(연극 ‘햄릿’과 ‘맥베스’를) 경쟁으로 보면 경쟁이겠지만 관객은 볼 수 있는 거리가 많아서 굉장히 행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우 황정민)한여름 밤 ‘연기 천재’들이 벌이는 셰익스피어 대전이 펼쳐진다. 연극 ‘햄릿’과 ‘맥베스’가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내세워 관객과의 만남을 예고했다.
신호탄을 쏘는 것은 햄릿이다. 다음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 햄릿은 배우 이호재, 박정자, 전무송 등 원로배우부터 강필석, 이충주, 루나 등 요즘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까지 총 24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연기 경력만 합쳐서 900년에 달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이해랑(1916∼1989) 선생이 195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수많은 연출가와 배우에 의해 재창작됐다. 신시컴퍼니의 햄릿은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으로 처음 선보였다. 당시 햄릿 역의 유인촌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2022년엔 초연의 원로배우는 조연과 앙상블로 물러나고 햄릿 역의 강필석 등 젊은 배우들을 앞세우는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맥베스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은 황정민을 비롯해 김소진, 송일국 등을 앞세웠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서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파멸해 가는 이야기다. 배우 황정민의 ‘리차드 3세’(2022년) 이후 2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관록의 손진책·양정웅 연출도 기대
배우들만큼이나 손진책(햄릿), 양정웅(맥베스) 두 관록 있는 연출가의 무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인 손 연출은 앞서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죽음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나는 햄릿은 삶을 어떻게 진지하게 살 것인가를 죽음을 통해 반추한다”며 “2022년 공연은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인물들을 죽은 채로 살아있는 ‘사령’(死靈)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올라누스’,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등을 연출하며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양 연출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LG아트센터에서 선보였던 맥베스는 원작보다는 개인적인 재해석이나 동양적인 모습을 시도했었다”며 “이번에는 아름다운 대사와 압축미가 있는 비극을 셰익스피어 연극 본연의 맛과 현대적인 미장센이 함께 느껴질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4-05-13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