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아닌 ‘안소희’로 느리지만 잘 걸어 왔어요”

“원더걸스 아닌 ‘안소희’로 느리지만 잘 걸어 왔어요”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4-06-16 23:55
수정 2024-06-1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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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작 ‘대치동 스캔들’ 안·소·희

걸그룹서 7년 뒤 연기자의 길로
트라우마 간직한 대치동 강사役

“나이에 맞는 배역… 처음 중심 돼
다양하고 여러 두께의 갑옷 생겨
드라마·뮤지컬 등 길 열어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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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걸그룹 ‘원더걸스’를 그만두고 연기에 전념한 지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안소희는 “예전 경험을 토대로 한 캐릭터를 맡아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를 그만두고 연기에 전념한 지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안소희는 “예전 경험을 토대로 한 캐릭터를 맡아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언가를 이루는 데 걸리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돌아보니 ‘느리지만 나는 조금씩 잘 걸어 왔구나’ 싶습니다.”

영화 ‘대치동 스캔들’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안소희(32) 배우는 지난 10년간의 연기 생활을 이렇게 되뇌었다. 지금까지 10여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급으로 나왔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주연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 활동 당시와 비교해 “그때는 성과가 빠르고 바로 나타났지만 연기 쪽은 속도가 너무 느려 고민도 많았다.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고, 나 스스로가 너무 작아지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안소희는 무뚝뚝하지만 실력 있는 학원강사 윤임을 연기한다. 윤임이 학원에서 가르치는 중학생들이 중간고사를 마친 날 해당 학교 국어 교사이자 10년 전 대학 시절 사귀었던 기행(박상남 분)이 그녀를 찾아온다. 두 사람이 만나는 사진이 학부모들 사이에 퍼지고, 결국 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다.

영화에선 윤임의 대학 시절 기행과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도 조명한다. 안소희는 윤임에 대해 “대학 시절 상처를 크게 받고 트라우마를 안은 채 대치동이라는 치열한 사회로 온 인물”이라며 “사회인이 되면서 ‘갑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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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대치동 스캔들’에서 무뚝뚝한 학원강사 윤임을 연기하는 안소희. 스마일이엔티 제공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대치동 스캔들’에서 무뚝뚝한 학원강사 윤임을 연기하는 안소희.
스마일이엔티 제공
윤임은 영화 속에서 ‘유명해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치동으로 들어왔어요’라고 말한다. 안소희는 이를 두고 “가수를 하다 영화계로 들어온 나와 겹치는 모습이 있다”고 했다.

안소희는 JYP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으로 2007년 걸그룹 ‘원더걸스’에 합류해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를 비롯해 간간이 얼굴을 비췄지만 바쁜 생활이 이어지면서 연기자의 꿈은 사실상 접어야 했다.

결국 JYP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2014년 BH엔터테인먼트로 옮겨 전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10여년 동안 10여편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는 “연기를 하려면 생활 속 여러 경험이 필요한데 가수 활동 탓에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가 안소희에게 남다른 이유는 그래서다. 그는 “내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맡고, 내가 중심이 된 영화는 처음”이라며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컸다. 그래도 영화를 한 번 이끌어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은 ‘원더걸스 멤버’가 아닌 ‘안소희’라는 사람으로 꽤 자연스러워진 느낌도 든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연극 ‘클로저’로 관객들과 만나는 등 배우로서의 도전을 이어 가고 있다. “가수를 할 때는 하나의 두꺼운 갑옷만 입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종류, 여러 두께의 갑옷이 생겼다”며 “연극도 계속 하고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도 하고 싶다. 다양하게 내 길을 열어 두고 걸어갈 것”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2024-06-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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