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은 푸바오가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을 전하며 ‘신호가 좋지 않아 안 들려’라는 제목을 붙였다. 신화통신 캡처·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5일 공식 웨이보(중국판 엑스)에 “푸바오가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로 와 이틀 동안 천천히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다”면서 사진 8장과 짧은 영상 한 개를 올렸다.
이 가운데 쇼츠에는 푸바오가 경사로를 내려오다 장난스럽게 앞발을 짚고 데구루루 한 바퀴 구르는 모습이 보인다. 신화통신은 여기에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고’라는 중국어 설명을 달았다. 푸바오가 빗물이 맺힌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는 사진도 눈길을 끈다.
이 사진에는 ‘암중관찰’(몰래 관찰함)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푸바오가 장난감으로 보이는 물건을 귀 근처에 대고 있는 모습은 핸드폰 통화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신화통신은 ‘신호가 좋지 않아 안 들려’라는 재치 있는 표현을 넣었다.
이 밖에 죽순을 먹으면서 웃는 듯한 모습, 높은 구조물을 기어오르는 모습 등도 눈길을 끈다. 선수핑 기지 측은 귀국 초기 한국식 사육방식에 따라 푸바오를 돌본 뒤 점차 기지식 사육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베이징일보가 보도했다. 바뀌는 사육 방식도 푸바오의 기호와 성숙 단계,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선수핑 기지의 쩡원 사육사는 “푸바오의 적응 상황에 따라 일반 공개가 결정될 것”이라며 “판다마다 적응 기간이 다른데, 짧게는 한두 달, 길게는 7~8개월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는 현재로선 푸바오의 짝짓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5.5∼6.5살인 번식기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쩡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남자친구가 생길까’ ‘푸바오의 남자친구는 누가 되느냐’ ‘앞으로 푸바오도 엄마가 되느냐’ 등의 물음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월간 중국은 “이 때문에 당분간 푸바오의 ‘연애’는 보기 힘들 듯하다”고 내다봤다.
케이지 속의 푸바오.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SNS 캡처
하지만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이 케이지 가림막을 들춰 푸바오를 깨웠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이어 터졌고, 푸바오는 놀란 듯 왔다 갔다 했다.
여기에 푸바오가 일반 트럭으로 이송됐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푸바오는 앞서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진동을 최소화한 무진동 트럭을 타고 이동했다.
네티즌들은 푸바오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 판다가 작은 소리에도 놀랄 만큼 청각이 예민한 동물인 점을 강조하며, 푸바오를 배려해달라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국 현지에서도 “푸바오가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다” “관계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달라”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여행 갈 준비하는 팬들
푸바오의 마지막 판다월드 나들이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되고 있다. 푸바오는 오는 4일부터 중국으로 이동할 준비에 들어간다. 2024.03.03 사진공동취재단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되자 에버랜드 측은 “상심이 큰 판다 팬들을 위해서 여행사와 제휴해 중국 쓰촨성 판다기지에 푸바오를 재회 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측은 푸바오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중국 쓰촨성 청두의 판다보호연구센터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푸바오를 보러 떠나는 패키지 투어 프로그램은 앞서 중국에 반환된 일본의 국민 판다 ‘샹샹’의 사례를 참고할 예정이다.
일본서 진행된 ‘샹샹과의 재회 투어’는 일본의 판다 사진가, 번역가 등이 구성된 관광객들이 아얀비펑샤 기지에 방문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샹샹이 있는 판다 기지를 돌아보는 일정이 중심이고, 쓰촨성의 명물 훠궈 요리를 먹는 일정 등이 포함됐다.
푸바오와 에버랜드 동물 팬들이 모여 있는 네이버 팬 카페 ‘주토피아’에는 ‘푸바오 중국 여행 패키지 생기면 좋겠다’ ‘푸바오만 보러 가는 푸키지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푸적금을 들어 중국 여행을 준비 중이다는’ 등의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