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궁급 건물 추론 단서” 부소산성서 와적기단 건물터 발견

“백제 왕궁급 건물 추론 단서” 부소산성서 와적기단 건물터 발견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1-07 15:50
업데이트 2022-11-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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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적기단건물지 근경. 문화재청 제공
와적기단건물지 근경. 문화재청 제공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현 부여)의 중심산성 부여 부소산성 일대에서 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와적기단)을 갖춘 건물터가 드러났다.

7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부여 부소산성의 군창지(군대에서 사용할 식량을 비축했던 창고터) 주변에서 와적기단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북쪽 중앙부에 있는 산성으로 사비도읍기(538~660) 시절 왕성, 후원, 배후산성 등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는 부소산성의 중장기 발굴에 앞서 성내 평탄지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사로 실시됐다. 부소산성 남동쪽의 군창지부터 남서쪽의 반월루 주변까지 평탄지 전체 지역에 대한 조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와적기단건물지 확인 지점. 문화재청 제공
와적기단건물지 확인 지점. 문화재청 제공


가장 넓은 평탄지가 있는 군창지 동남쪽에서 발견된 와적기단건물지는 동서 길이가 각각 16m인 북쪽 건물과 14m 이상인 남쪽 건물지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돼 있었다. 기단이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 있어 평균 5~6단만 남은 기존 와적기단건물지보다 보존이 잘된 상태다.

와적기단건물지는 백제 왕도의 핵심 유적에서 주로 발견되는 형태다. 사비기 후기 왕궁지로 거론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등은 물론 백제 대표 사찰인 정림사지, 왕흥사지 등에서도 확인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대형 와적기단건물지가 일정 배치를 가지는 점, 와적기단을 다른 재료를 거의 섞지 않고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백제 왕궁급 건물의 모습을 추론해 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전했다.

연구소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면적의 10% 내외 범위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시굴조사의 특성상 건물지의 전체 모습과 규모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향후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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