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귀환, 日 궁내청 소장도서

100년만의 귀환, 日 궁내청 소장도서

입력 2011-12-05 00:00
업데이트 2011-12-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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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반출 938책..종묘서 고유제일반공개는 2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100년 만에 고국 품에 다시 안기는 일본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 150종 1천205책에는 조선왕조의궤가 81종 167책이 포함된다.

나아가 반출 경위로 보면 초대 조선통감인 이토 히로부미가 반출한 도서가 66종 938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귀환 도서 중에 단일 책으로는 대한제국기에 나온 증보문헌비고가 2종 99책으로 부피가 가장 크다. 더불어 대전회통 1종 1책이 들어 있다.

귀환 도서 중에 지난 10월19일 3종 5책, 다시 말해 대례의궤 1책과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책, 정묘어제 2책이 반환됨으로써 6일 돌아올 책은 147종 1천200책이다.

의궤를 원래 소장처로 보면 ▲오대산사고 44종 81책(48.5%) ▲태백산사고 7종 10책(6%) ▲정족산사고 6종 19책(11.3%) ▲강화사고 3종 3책(1.8%) ▲규장각 1종 1책으로 구성된다.

조선왕실 의궤는 이미 기록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아 국내 소장 의궤류 3천430책이 2007년 6월에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번에 돌아오는 의궤는 1922년 5월에 조선총독부가 기증하는 형식으로 반출한 것이 80종 163책으로 절대 숫자를 점하며, 나머지 1종(진찬의궤) 4책은 궁내청이 자체 구입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토 히로부미 반출도서란 이토가 1906-1909년 사이에 ‘한·일 관계상 조사 자료로 쓸 목적’을 내세워 반출해간 규장각본 33종 563책과 통감부 채수본(采收本) 44종 465책 등 77종 1천28책을 말한다. 채수본이란 자체로 모은 책을 말한다.

이 중에서 이미 11종 90책은 1965년 ‘한일 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됐으며 이번에 그 잔여분 66종 938책이 반환된다. 따라서 이토 반출 도서는 모두 반환되는 셈이다.

이들 도서 중 5종 107책은 국내에 없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에서는 이들 유일본 추정도서를 대상으로 학술연구를 진행해 유일본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유일본 추정 도서는 국조통기(國朝通紀) 10책, 무신사적(戊申事績) 1책, 갑오군정실기(甲午軍政實記) 10책, 강연설화(講筵說話) 80책, 청구만집(靑邱漫輯) 6책이다.

지난 10월에 2책이 반환된 정묘어제(전 22책)은 원래 소장처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통감부 채수본으로 1814년(순조 14년)에 만들었다.

정조가 세손 시절인 1765년 이래 왕으로 서거한 1800년까지 지은 시문을 정리한 것으로 시(詩) 438수, 문(文) 1258편, 악장(樂章) 4수, 치사(致詞) 1수가 수록됐다.

이 정묘어제는 같은 해에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가 간행된 뒤 기존의 열성어제에 정조의 어제를 간행해 붙이라는 순조의 명에 따라 규장각에서 편집해 그해 6월에 간행됐다.

문화재청은 이 자료가 “개혁군주로서 정조의 사상을 이해하고 학자 및 군주로서 정조의 학문적 관심과 지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일 뿐만 아니라 조선후기 시대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충무공 전서(1종 8책)는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의 시문집으로 1795년(정조 19년) 유득공이 편집하고 간행을 감독해 교서관에서 간행한 것이다.

문집 대부분을 차지하는 난중일기(亂中日記)를 비롯해 한산도야음(閑山島夜吟) 등의 시 5편, 임진왜란 때 임금이 내린 교유문(敎諭文), 임진왜란 중에 올린 장계(狀啓) 등을 담았다.

증보문헌비고 2종 99책은 우리나라 역대 문물제도를 정리한 백과사전으로 1908년(융희 2)에 간행했다.

1770년(영조 46년)에 동국문헌비고라는 이름으로 편찬된 이후 시대 변천에 따른 법령과 제도의 변경사항을 지속적으로 보강했다.

이번에 돌아오는 증보문헌비고는 그간 동국문헌비고의 보강 내용을 총정리한 완성판으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이번 반환도서는 이미 지난달 28-29일 한국과 일본 두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인을 했다.

이들 도서는 두 차례로 나눠 6일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을 출발해 3시35분과 4시35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KE702편과 KE704에 실려 고국으로 돌아온다.

1차분이 인천공항에서 도착하면 항공기 계류장에서 ‘하역도서 영접’을 하고 이어 화물터미널 게이트 6 앞 행사장에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 취타대 등 90여 명으로 구성된 행렬단의 환영 속에 ‘환영의전 및 안착식’을 한다.

영접행사가 끝나면 이들 도서는 문화재 전문 무진동 수송차량에 실려 경찰 호위를 받으며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운송한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실 도서가 100년 만에 무사 귀환했음을 알리는 환수 고유제를 오는 13일 오전 11시 종묘 정전에서 개최한다. 아울러 도서 특별전을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5일까지 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한다.

더불어 오대산사고와 월정사에서 국민환영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강원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등과 협의 중이라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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