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평가 엇갈린 화제작 ‘조로’

[공연리뷰] 평가 엇갈린 화제작 ‘조로’

입력 2011-11-08 00:00
업데이트 2011-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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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코미디” vs “신나는 뮤지컬”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그다지 없었다. 하반기 공연계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던 뮤지컬 ‘조로’ 이야기다.

국내 최대 규모(1760석) 뮤지컬 전용관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이 개관 첫 작품으로 선택한 ‘조로’는 공연시간(쉬는 시간 포함 3시간 10분)부터 의욕이 넘쳐났다. 하지만 지난 4일의 첫 공연은 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까만 망토 휘날리며 등장하는 조로(조승우)의 영웅담은 뮤지컬의 강점인 노래보다는 연극처럼 많은 대사와 연기에 의존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지루함을 덜기 위해 넣은 듯한 대사의 ‘개그적’ 요소는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극을 가볍게 했다. 무대장치도 단조로워 대극장 공연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내진 못했다.

그래도 이네즈(김선영)를 필두로 한 집시들이 라틴 음악에 맞춰 플라멩코 군무(群舞)를 추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배우들이 ‘밤볼레오’ ‘조비조바’를 외치며 탭댄스로 무대를 난타할 때마다 스페인 축제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엄청난 연습량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관객들의 박수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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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 장면 너무 잦아

아쉬운 점은 이 감동적인 장면이 너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보완해준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조로’에는 ‘뮤지컬계 황제’라 불리는 조승우를 비롯해 박건형, 김준현, 최재웅, 조정은, 김선영, 이영미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가세했다. 이들은 저마다 무난하게 이름값을 해내며 공연을 떠받쳤다.

다만 조승우, 조정은, 김선영 등은 얼마 전 막을 내린 히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핵심 출연진인 데다 캐릭터도 비슷해 ‘조로’ 공연인데도 ‘지킬’ 그림자를 떨쳐내기 어려웠다.

관객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공연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 어설픈 코믹극”(suisu**),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신나는 뮤지컬”(angely**) 등 엇갈린 관람 후기들이 잇따르고 있다.

뮤지컬 연출가 이지나씨는 6일 트위터에 “평이 극단적으로 갈려 같은 작품을 본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라면서 “논란이 많다는 건 흥행이 된다는 뜻”이라는 글을 올렸다. 뮤지컬 연출가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조용신씨도 전날 “지난 5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논쟁거리를 가진 화제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킬 앤 하이드’와 캐릭터 겹쳐

제작사인 쇼팩 측은 “막을 올린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만큼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개막 전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드레스 리허설(진짜 공연과 똑같이 의상 등을 모두 갖추고 하는 최종 연습) 때의 반응은 엄청났다.”며 흥행 성공을 자신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조로’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연출 데이비드 스완. 3만~13만원. (02)548-1141.
2011-1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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